![[미래포럼]페이스북이 얼마예요?](https://img.etnews.com/photonews/1101/087502_20110126103234_652_0001.jpg)
“감독님, 페이스북(페북)이 얼마예요?” 며칠 전 후배 직원이 필자에게 물었다. 어디서 페북 소리는 들은 것 같은데, 아마도 노트북PC의 일종으로 알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페이스값, 북값 두개 다 내야하는데 둘 다 살래?”하며 장난스레 대답했다. 하지만 갈수록 가관, 그 친구가 다시 묻기를 “어떤게 더 비싸요?”한다. 그래서 “부르는게 값이야”라고 했다.
누구는 “이메일은 알겠는데 지메일이 뭐냐?”고 했단다. 어찌 보면 잘 모르면서 아는체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는 낫다. 이 이야기를 나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렸더니 사람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페이스북을 악기라 한다. 악기는 테크닉이 없으면 소음이 되고 잘 다루면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 어떤 사람은 애인이라 한다.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데 늘 머리맡에 두고 아침에 눈 뜨면 스마트폰으로 페북부터 본단다. 이쯤되면 애인이라기보다는 중독 수준이다.
사실 나도 한때 그랬고 요즘도 가장 자주 들르는 곳이 페북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귀한 분들을 많이 만난다. 우연히 올린 글이 계기가 되어 소위 페북친구가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감히 뵐 수 없는 분도 만나 소통한다. 열 때마다 새로운 소식들, 어떤 땐 그림이, 사진이, 음악이, 시(詩)가, 수필이, 재밌는 이야기들, 세상사는 이야기, 고품격 지식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상 같은 곳이다.
이처럼 다양한 페이스북, 과연 가격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12월 스티브 발머 MS CEO가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에게 150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이 정도면 정말 부르는 게 값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MS는 2007년 10월 페이스북 주식의 1.6% 인수 조건으로 2억4000만달러를 투자했는가 하면, 현재도 MS 검색엔진 빙을 페이스북과 연동시키는 등 검색 파트너로서 협력 중이다. 2004년 2월에 시작한 신생 서비스가 7년여 만에 150억달러의 가치를 가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인구의 5억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었다. 2012년쯤에는 10억명을 돌파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왜 전 세계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열광할까? 나는 활짝 열린 공간과 높은 접근성을 갖은 사용자환경(UI)에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디지털 시대의 키워드는 단연 ‘개방성’과 ‘높은 접근성’이라 생각한다. 개방은 생태계를 조성하고, 높은 접근성은 사용자를 편하고 안락하게 해준다. IT 강국이라 자부했던 우리는 문을 꼭 닫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카운트 펀치에 제대로 한방 먹었다. 스마트폰 역시 개방과 접근성을 논한다면 이름 그대로 스마트한 녀석이다. 정신 차릴 여유도 없이 이제는 SNS를 대표하는 페이스북에 모든 커뮤니티 공간을 내주고 있다. 이렇듯 페이스북, 스마트폰은 개방과 접근성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춘 디바이스요 네트워크다.
결국 콘텐츠와 소프트웨어(SW)가 세상을 이끈다. 우리는 입으로 콘텐츠, SW 진흥을 외치지만 정작 예산편성 시에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에 집중한다. 이젠 말로만 외치는 정책에서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믿음이 안가더라도, 눈에 잘 보이지 않더라도 콘텐츠와 SW에 체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도 언젠가 페이스북처럼 ‘부르는 게 값’인 SW,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한기호 한국방송통신대 디지털미디어센터 기술감독 kihohahn@kno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