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28> 지름신

 인터넷 쇼핑과 충동 구매의 신.

 계획에 없던 충동적 소비를 감행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동사 ‘지르다’와 ‘신’(神)의 합성어다. 인터넷이나 TV 홈쇼핑 등에 거하며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물건들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초월적 존재다.

 첨단 디지털 기기나 A/V 가전, 아름다운 의류 등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으며 가격은 비싼 물건을 사고 싶은 마음을 뜻한다. 이런 경우 보통 ‘지름신이 강림했다’고 표현한다. 핵심은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위해 부담스러운 지출을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부자가 부담 없이 구입하는 것은 지름신과 무관하다.

 ‘견물생심’이란 고전적 표현이 뜻하는 것과 비슷하나, 훨씬 급작스러우며 즉각적 충족을 갈망하는 강력한 욕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건을 보는 순간 온전히 그 생각에만 사로잡히게 되며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해 그 갈망을 해결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종교적 헌신과 유사하다.

 인터넷 쇼핑과 TV 홈쇼핑이 확산되고 원 클릭 결제와 배송 시스템 고도화로 상품 발견과 결제를 거쳐 물건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이 단순화되면서 지름신은 더욱 강력하게 네티즌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과 오픈마켓, 가격 비교 및 리뷰 사이트는 지름신의 성전이며, 얼리어답터는 지름신교의 사제라 할 수 있다.

 ‘지름신’이란 표현은 2004년쯤부터 유행하기 시작, 오늘날 일반 언론에도 등장할 정도로 언론 속에 뿌리 내렸다. ‘내기에서 돈이나 물건을 걸다’라는 의미로도 쓰이는 동사 ‘저지르다’ 혹은 ‘지르다’가 충동적 소비를 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고, 이어 ‘지르다’와 ‘신’을 결합한 ‘지름신’이란 단어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모 블로그에서 디지털 기기를 사고 싶은 강렬한 욕망을 ‘신탁’으로 표현하며 일본 만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한 이미지와 함께 소개한 것이 ‘지름신’ 이란 표현이 확산된 계기로 알려져 있다.

 

 * 생활 속 한 마디

 A:13번가 지옥션에 초고속 386 프로세서에 5인치 초슬림 브라운관 디스플레이, 매킨토시 진공관 스피커를 탑재한 스마트패드가 나왔어! 어머! 저건 사야 해!

 B:지름신 강림이군요. 모두 영접합시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