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연구원, 99.9999% 수소생산 기술 상용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수소PSA(압력변동흡착)공정이 적용된 덕양에너젠 여수공장의 수소생산 플랜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수소PSA(압력변동흡착)공정이 적용된 덕양에너젠 여수공장의 수소생산 플랜트.

수소를 99.9999%의 초고순도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황주호 원장) 조순행 박사 연구팀은 석유화학 등 다양한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혼합가스에서 99.9999%의 초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PSA(압력변동흡착) 공정을 개발, 국내 처음 상용화했다고 9일 밝혔다. 기술 개발에는 제이오가, 기술 상용화는 덕용에너젠이 주도했다.

 초고순도 수소는 반도체 및 석유화학제품, 폴리실리콘, 연료전지의 연료 등 첨단 산업분야에 주로 활용된다. 제품 제조과정에 미량의 일산화탄소라도 남아있을 경우 연료전지의 수명 단축, 촉매반응기의 성능 저하, 반도체공정 원료의 품질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 초고순도 수소 이용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순도가 높은 수소 생산을 위해 불순물인 일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새로운 흡착제를 개발하고 최적화된 공정 설계기술을 통해, 수소 회수율 80% 이상의 고순도 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이 공정을 적용한 플랜트를 여수공단의 덕양에너젠에 설치했다. 이 플랜트에서는 제품 생산 중에 부수적으로 배출되는 혼합가스를 시간당 최대 5000 N㎥(노멀 입방미터)까지 처리할 수 있다.

 실제 운전한 결과, 1㎥ 부피의 흡착제가 1시간 기준으로 생산하는 수소량은 290 N㎥/㎥.h로 외국 공정에 비해 7~8배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 회수율도 최대 90%로 기존 외국제품보다 6%~14% 향상됐다. 연구진은 흡착탑 등 장치의 부피가 작아져 수입제품에 비해 30~40%의 설치비 절감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책임자인 조순행 박사는 “이번에 설치한 규모로 국내 석유화학 공정 등 10곳에 적용한다면 연간 약 150억원의 에너지 소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해외시장까지 보면 연간 약 500억원의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