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몸에 좋은 `모바일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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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몸에 좋은 `모바일 직업병`

 최근 직장을 옮기고 나서 직업병이 하나 생겼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강박증’이라 해야 할 것이다. 새로 옮긴 직장은 기업이나 기관 등 고객의 의뢰를 받아 언론 매체에 대한 홍보 업무를 대신해 주는 게 주요 업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문이나 방송, 잡지 등에 실리는 기사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게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단순히 정보와 읽을거리를 위해 뉴스를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고객사와 관련한 기사가 실렸는지, 실렸다면 긍정적인 내용인지 반대의 경우인지, 다뤄지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기존 신문 구독자나 뉴스 시청자가 일반 사용자라고 한다면, 나 같은 홍보 업무 종사자들은 이른바 ‘파워 유저’인 셈이다.

 파워 유저가 되고 나서는 뉴스의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종이에 인쇄된 신문을 읽거나 매체 웹사이트를 방문해 지면 배치상 중요도가 높은 기사 위주로 뉴스를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관심도가 높은 주제는 RSS 피드를 신청해 나만의 맞춤 뉴스를 제공받아 읽는다. 언제 어디서든 재빠르게 속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이패드에 전자책 앱을 다운로드해 두었다.

 사실 그동안의 생활은 디지털과 IT, 스마트 같은 용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마트폰 가입자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지만, 아직 피처폰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초 홍보업무를 맡게 되면서 ‘디지털 지수(Index)’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회의 때면 수첩과 볼펜 대신 스마트패드를 꺼내 드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틈나는 대로 페이스북 담벼락도 기웃거린다. 이전보다 훨씬 자주 업무와 관련한 이메일을 확인하고 끊임없이 업데이트 되는 뉴스 속보에도 강박증 환자처럼 집착한다.

 병(病) 치고 몸에 좋은 게 있을까. 하지만 직업을 통해 얻게 된 강박증 덕분에 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그건 자신에게 유익한 병이 아닐까. 직업 현장에서만 앓을 수 있는 이런 고마운 직업병 한 가지쯤 앓아보는 건 어떨까.

 인컴브로더 한덕선 부장 dawson@incommbrode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