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가전 시대 선언

상암동에 거주하는 주부 한모 씨.

 LG전자 스마트냉장고 속에 어떤 식음료가 내용물로 들어 있는 지 LCD화면으로 확인한 뒤 드래그 기능을 이용해 그 내용물을 냄비에 담는다. 그러면 냉장고는 이 같은 식자재를 이용해 어떤 종류의 찌개와 반찬을 할 수 있는지 추천해 준다. A씨는 냉장고에 들어 있는 제품의 보관기간을 확인한 뒤 레시피 기능을 이용해 맛있는 요리를 한다.

 어제 오후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주부 박모 씨. 수도꼭지가 잠겨 있는지를 모른 채 작동이 되지 않자, 무작정 AS센터에 수리를 의뢰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사소한 실수는 원격에서 LG전자의 스마트진단 기능을 이용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LG전자가 스마트가전 시대를 선언했다.

 LG전자는 19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센터에서 이영하 HA사업본부장, 최상규 한국마케팅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스마트가전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스마트가전을 앞세워 가전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세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물 중 30% 가량은 버리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음식물 보관 및 관리기능은 고객들의 요구사항이자, 오래된 숙제”라고 소개했다. 요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냉장고 속 음식물 관리가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전제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5대 스마트기능을 내장한 스마트냉장고를 개발했다. 절전에 포커스를 두고 ‘스마트그리드’를 강조하는 미국과 유럽의 가전회사,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는 삼성전자와도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사장은 “고객들의 욕구를 철저히 반영하기 위해 스마트가전을 내놓게 됐다”면서 “앞으로 출시하는 세탁기 제품 중 20∼30%에는 스마트 기능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스마트 가전은 절약(saving)과 편리함(convenience)을 양대 특징으로 하며, 스마트폰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은 후 LG전자의 가전제품에 갖다 대면 이상여부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진단 등 5대 스마트 기능을 구현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300여억원, 190여명의 연구원들을 투입해 왔다.

 LG가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가전은 △음식물의 보관 기한과 조리법 등을 알려주는 냉장고 △다양한 세탁코스를 인터넷에서 내려 받는 세탁기 △원격으로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한 로봇청소기 △원하는 요리정보를 알려주는 오븐 등이다.

 해외 수출시장 개척에도 나선다. LG전자는 스마트그리드 정책이 시행 예정인 북미시장에도 연내 스마트냉장고와 스마트세탁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파이크리서치는 전 세계 스마트가전 시장이 오는 2015년에 6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하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2011년은 스마트가전이 태동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가전을 앞세워 시장을 리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