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지재권 침해로 삼성전자 제소…삼성 "즉각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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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IT공룡 간 특허전쟁 서막…이유는?

 ‘관계 변화의 신호탄인가, 일상적인 견제인가.’

 세계 IT 업계 거물인 애플과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으로 맞붙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자 삼성 역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맞고소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애플이 최대 고객사임을 감안, 자사를 폄하하는 발언에도 일절 대응하지 않던 삼성전자가 이번에는 즉각 응수했다.

 ◇애플 “삼성, 포장까지 베꼈다”=19일 월스트리트저널·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갤럭시탭 등에 자사의 특허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특허 침해 사례는 모두 16가지. 터치스크린 위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확대·축소 등의 명령어를 인식하는 제스처 관련 특허 7건과 디자인 특허 3가지 등이다.

 애플은 또 삼성전자가 아이콘은 물론이고 제품 포장까지 그대로 베꼈다면서 “이는 노골적인 모방이고 다른 업체들이 우리 아이디어를 훔칠 경우 우리는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에 따라 삼성의 즉각적인 침해 금지와 금전적 보상, 정정광고까지 요구했다.

 ◇삼성 “근거 없는 주장” “통신특허로 맞대응”=삼성전자는 ‘터무니없다’고 반응했다. 삼성전자 측은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주요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고 “애플이 우리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중요한 사업 거래처기는 하지만 먼저 제소한 만큼 이번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애플이 제소한 소장에 명시된 세부 내용을 파악하고 있으며 사안별로 대응 전략 수립에 분주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주말 미국에서 소송이 제기된 것이라 세부 사안을 검토 중이어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아직까지 세우지 못했다”며 “애플이 운용체계(OS)와 사용자 환경에 강점을 보인다면 통신표준 영역은 우리 특허가 더 많아 오히려 애플이 우리 특허를 침해한 사례가 많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해 통신 특허로 맞대응할 것임을 내비쳤다.

 삼성은 맞소송 방침에 따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왜?=애플의 소송과 관련해 업계는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 존 잭슨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현재 삼성전자가 실질적으로 애플의 유일한 경쟁상대”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한 후 갤럭시탭으로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섰다.

 그런데 시점이 미묘하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과정에서 이번 소송이 벌어졌다.

 EE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아이패드2의 핵심 부품인 모바일 CPU ‘A5’ 생산을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와 공급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는 전량 삼성전자가 만들어 애플에 공급해온 것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애플과 노키아가 삼성전자 반도체의 비중을 축소시키는 전략”이라며 “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부품을 구매한 업체다. 올해는 78억달러(약 8조6000억원)가량의 부품을 구매할 삼성전자 최대 고객사로 떠올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