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정책자금, 기술이 최우선 평가 잣대

제도 개편 후 40% 벤처에 지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 벤처기업 수혜 비중

 3조원대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벤처기업 지원 비중이 최근 2년새 두배 가량 늘었다.

 지난 2008년 벤처기업 지원 비중은 20%대 초반에 그쳤으나, 2009년 30% 안팎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그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기술은 있으나 담보력이 취약한 기업에 정책자금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기술성 평가기준을 강화한 결과다. 정책당국은 이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벤처 등 기술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재무기준 평가 항목서 삭제=중소기업청과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 2009년 신용상태평가표를 크게 바꿨다. 신용도가 떨어지지만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우대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차입금이 연간 매출을 초과한 경우와 제한 부채비율이 동종업계 이상인 경우 등이다. 차입금이 많고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에게도 기술성과 성장가능성이 있으면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중진공 측은 “신용상태를 너무 엄격하게 평가하는 항목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9년 벤처기업 지원 비율은 금액기준으로 33.3%, 업체 기준으로 29.81%로 전년도 22.1%와 21.86%와 비교해 10%포인트 안팎 증가했다.

 ◇기술성 위주로 평가기준 교체=정책자금 평가지표는 지난해 미래성장가치 중심의 기술사업성 위주로 대폭 수정됐다. 자본잠식비율, 3년 이상 당기순손실 발생 여부 등이 담긴 예비평가제도를 30년만에 폐지했다. 재무에서 기술사업성 중심으로 기업평가제를 변경했다. 재무평가비중이 50~80%에서 0~20%로 낮아졌고, 기술상업성(비재무)은 20~50%에서 80~100%로 대폭 상향됐다. 그 결과, 벤처기업 지원 비중은 더 올랐다. 금액기준으로는 1조3449억원(43.4%, 이하 전체대비) 업체 기준으로는 3089개사(41.04%)가 혜택을 누렸다. 지난해 정책자금 지원 규모는 총 3조983억원(7548개사)이다.

 ◇기술평가 비중 계속 높아질 듯=정부는 앞으로도 담보력이 떨어지지만 성장성이 큰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김현태 중진공 융자사업처장은 “평가지표를 모니터링하며 업계 현실에 맞게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일부업종을 제외하는 네거티브시스템에서 지금은 혁신형기업 등 일부만을 지원하는 포지티브시스템으로 바뀌고 있어 기술기업 지원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진공이 리스크(위험)를 부담하는 만큼 일정분 손실발생은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광희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자금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이 옳다”면서 “그런 미션을 주고 왜 손실이 발생하느냐고 지적하면 다시 시장과 평가기준이 중첩될 수 있다. 어느 정도 여유(손실발생)을 주고 기관 경영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 벤처기업 수혜 비중>(단위:백만원, 개사, %)

 *자료:중진공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