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온리원 부품소재를 향해]디스플레이 소재/LG화학

[연중기획-온리원 부품소재를 향해]디스플레이 소재/LG화학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LG화학 정보전자소재 사업 매출 추이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 취약점을 빗대 ‘가마우지’ 신세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었다. 핵심 부품소재 대일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에서 완제품 수출로 아무리 많이 번다 한들 일본만 배불려 줄 뿐이라는 지적이었다. 대표적인 분야가 한국이 세계 선두라는 디스플레이 산업. 소재의 중요성이 큰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대일 의존도는 심각했다. 하지만 그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제 우리나라는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에서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위상이다. 전 세계 편광판 시장을 석권하며 소재 산업의 한국 대표 선수로 부상한 LG화학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LCD 유리기판 하나로 소재의 가치를 일깨운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종합 무기소재 업체를 지향하며 지평을 넓히고 있다. 양사의 사례를 통해 국내 전자 소재 업계의 현주소와 미래 진로를 살펴본다.

 

 LG화학은 현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대 화학·정보전자소재 기업으로 부상했다.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기능성 수지에서 TFT LCD용 편광판, 리튬이온 2차전지 등 첨단 정보전자소재에 다양한 사업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정보전자소재 사업은 LG화학이 지난 1990년대 당시 새롭게 추진했던 신성장동력으로 지금은 연매출 5조원에 영업이익 6000억원이 넘는 주력으로 성장했다.

 LCD 편광판 사업이 이룬 성과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LG화학은 일본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지난 2008년 4분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1997년 처음 편광판 기술 개발에 나설 때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일이다. LCD 편광판은 정밀 코팅, 점착 등 필름 가공기술과 광학설계 기술을 집약한 고부가가치 소재로, 당시 시장을 선점한 일본 업체들이 탄탄한 기술 장벽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LG화학은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연구개발(R&D)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독자적 기술로 편광판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속적인 품질 개선 노력 끝에 일본 제품보다 뛰어난 내구성·내열성을 구현하는 편광판을 선보이며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개가를 이뤄냈다.

 최근에는 3차원(D)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꾼 필름패턴편광(FPR) 필름이 또 한 번 세계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FPR 필름은 3D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가장 핵심적인 소재로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이다. 고속 이동하는 광학필름에 마이크로 단위의 편광 패턴을 균일하게 새겨야 하는 고난도의 작업이 요구되는 첨단 소재다. LG화학은 편광판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지난해 독자 개발한 ‘비접촉 롤 마이크로 패터닝’ 방식을 FPR 필름 양산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 양산 기술은 원재료 필름이 감긴 원통을 고속으로 다른 원통에 옮겨 감으면서 이동경로 중간에 자외선을 쏘여 편광패턴을 새기는 방식이다. 생산속도가 빠르고 광폭의 원재료 필름에서 FPR 필름을 여러 장 동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성이 월등히 뛰어나다. LG화학은 FPR 필름 원재료 대부분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핵심 재료인 광배향 물질도 이미 지난 2008년 자체 개발해 탁월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LCD 편광판과 3D FPR 필름에 이어 LG화학이 준비 중인 차세대 소재가 LCD 유리기판이다. 지난 2009년 LG화학은 독일 쇼트와 기술 도입 계약을 맺고, 미국 코닝을 비롯해 극소수 해외 업체들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유리기판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LG화학은 유리를 녹이는 공정 기술은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석유화학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녹인 유리를 가공하는 후공정은 정보전자소재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규모 양산 투자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력과 더불어 세계 LCD 시장을 주도하는 LG디스플레이 등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LG화학은 경기도 파주 월롱산업단지 내에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연간 5000만㎡ 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수 있는 7개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상반기 완공한 1개 라인을 현재 시험 가동 중이며 내년 초께 본격 양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생산라인을 늘려 오는 2018년에는 연매출 2조원대 유리기판 업체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LG화학 전 세계 소재 시장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단기간 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R&D 역량이다. LG화학은 독립 R&D 조직인 대전 기술연구원을 통해 기초 소재 기술에서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및 미래기술 분야 등에 걸쳐 방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의 전체 R&D 인력은 2700여명, 이 중 박사급 인력 비중도 26%에 이른다. 소재 선진국인 일본과 미국에도 해외 연구소를 두고 있다. 덕분에 현재 국내외에서 확보한 특허 건수만도 1만1000여개. 세계적인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 관계자들이 대전 기술연구원을 방문했을 때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느냐”며 놀랐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특별취재팀>서동규차장(팀장) dkseo@etnews.co.kr, 서한·양종석·윤건일·문보경·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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