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해외 풍력사업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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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앞다퉈 해외 풍력시장 진출을 발표한 대기업들의 사업 진척이 더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STX는 지난해부터 유럽·미국 현지 업체와 풍력발전기 공급, 단지개발 등을 위해 기본협약을 체결했지만 대부분 본 계약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양해각서·투자의향서 교환이 ‘보여주기 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 남부발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키스탄 YB와 50㎿ 풍력단지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지만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안 되는 상태다. 올해 3월에는 핀란드 코트카-하미나시와 단지조성·풍력발전기 공급에 대한 협약을 맺었지만 내부 검토만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파키스탄 사업은 아직 논의 단계로 없어진 건 아니다”며 “프로젝트별로 검토 중이며, 계약이 여러 건이라 시일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까지 마케도니아·폴란드·미국에서 대규모 풍력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맺었지만 계약 체결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 풍력사업 자체가 워낙 많은 업체와 관계를 맺고 장기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추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삼성중공업 입장이다.

 STX 역시 지난해 1월 네덜란드 업체 메인윈드와 50㎿급 풍력발전설비 턴키베이스 공급, 유지보수에 대한 협약을 맺었지만 협의만 지속하고 있다. STX 측은 아직 계약을 맺지 못했지만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위험부담이 작은 협약은 쉽게 맺지만 자금조달, 실적부족 등의 문제에 부딪혀 업체들이 본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업 초기인 만큼 ‘보여주기’보다는 내실을 쌓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제가 어렵고 풍력산업이 침체된 데다, 국내 업체들의 실적이 아직 부족한 등의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며 “당분간은 실력 쌓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업체별 주요 해외풍력사업 현황

 자료: 각 사 취합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