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 박사가 주목할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방송을 공공서비스로 본 유럽을 본뜬 국내 지상파 방송체계에서 재전송에 따른 저작권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마디로 지상파 방송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는 얘기다.
옳은 지적이다. 따로 재전송료를 받을 요량이라면 MBC와 KBS2는 ‘공영방송’ 옷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상업방송인 SBS 역시 두루 영향력을 미치는 지상파 방송사 책임을 외면하면 곤란하다. 지상파방송사가 눈앞의 이익에 집착해 ‘시청자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지 않기 바란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24일부터 지상파 방송 재전송을 멈출 태세다. 재전송료를 줄 생각이 없다. 1500만여 고객(가구)을 확보하면서 난 지상파 방송의 무료 보편적 서비스에 도움을 준 터라 그럴 만하다. SO가 지상파 방송을 더 잘 볼 수 있다고 영업해 이익을 본 측면도 있으나 지상파 방송이 직접 해야 할 난시청 해소까지 수행하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SO를 칭찬할 일만은 아니다. 그저 지상파 방송사에 견줘 상대적 약자라는 정도다.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재전송 중단 위협도 약빠르기는 매한가지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어제 지상파 방송3사 사장단과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오늘은 케이블방송사 사장단과 만나 같은 주문을 한다. 방통위까지 나섰으니 극적인 타결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겉은 공영이면서 속은 민영인 현 방송 구조 왜곡을 고치지 않고선 되풀이할 갈등이다. 방통위가 할 일은 중재가 아니라 원칙 수립과 제도 개선이다.
시청자만 고달프다. 케이블TV 이용료에 수신료까지 별도로 낸다. 공영 방송사가 광고와 수신료 수입에 재전송료까지 모두 갖겠다는 것은 탐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