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선관위 해킹 `윗선 연루 가능성 낮다`

 10·26 재보선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8일 이번 사건에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 등 소위 ‘윗선’이 연루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수사결과를 정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라 9일까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며 “박희태 국회의장실 전 의전비서 김모씨가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만한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고 8일 밝혔다.

 최구식 의원실 전 비서 공모씨가 재보선 당일 젊은 층의 투표를 막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오전 6시에 선관위와 박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DDoS 공격을 지시한 정황이 뚜렷하다. 그러나 범행 전날 밤 공씨를 술자리에 초대한 사람이자 재보선 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5차례나 통화를 한 김씨를 혐의선 상에서 제외하면 사실상 더 이상의 배후를 경찰 수사에서 가리기 힘들다는 경찰측 판단이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참고인 중 김씨를 마지막으로 송환, 밤샘 조사를 포함해 2차례에 걸쳐 진술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청 수사팀은 당시 서울시장 선거 진행 상황에서 당내 분위기나 공격 지시자의 이해득실로 볼 때 이번 사건에 한나라당 고위직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DDoS 공격이 성공해 여당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해당 고위직 당직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범행이 밝혀질 경우 입을 수 있는 의원직 상실 등 타격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윗선이 연루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경찰은 검찰에 송치하는 순간까지 김씨에 대한 혐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경찰 수뇌부는 이 같은 수사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에 앞서 최종 발표 내용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 일각에서는 공씨의 단독 범행 쪽으로 결론을 낼 경우 경찰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공격을 지시한 인물로 공씨를 검거했으나 이후 공씨와 술자리를 함께한 여당 정치인 비서들을 줄줄이 조사하고도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수사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