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SW 법적 분쟁 `비상`

 #1.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패드용 칩세트 제조업체 A사는 지난달 오픈소스 SW 비영리단체인 ‘GPL 바이얼레이션’으로부터 레터(경고장)를 받았다.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한 칩세트 소스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다음날 자사 제품 소스코드를 공개했다.

 #2. 디지털 TV와 DVR장비 개발 B사는 리눅스 툴 패키지를 사용해 장비를 만들었지만, 수정 소스를 공개하지 않고 판매했다. 이에 대해 비영리단체인 소프트웨어자유법률센터(SFLC)는 소스코드 공개 및 위반 제품 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현재 대안을 찾기 위해 협상 중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만 국내에서 라이선스 위반을 이유로 해외 단체 등으로부터 법적 책임을 묻는 사례가 10여건에 달한다. 소송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지만 우리 기업들이 무방비 상태여서 후속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한국오픈소스SW법센터는 2009년 말 삼성전자와 휴맥스를 상대로 한 오픈소스 SW 소송 사건 이후 국내에서 라이선스 위반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연 기준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위반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오픈소스 SW 사용 빈도가 증가해서다.

 최근엔 유럽 비영리단체 ‘GPL 바이얼레이션(gpl-violations.org)’이 국내 기업 5~6곳을 상대로 경고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GPL 라이선스 준수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소스코드 공개를 권고하고 따르지 않으면 소를 제기해 제재를 가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GPL 라이선스는 변경 부분 공개를 필수 원칙으로 한다. 오픈 SW를 수정 변경해 제품을 만들었다면 제품 소스도 반드시 공개해야만 한다.

 박종백 한국오픈소스SW법센터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 중인 디지털 TV와 셋톱박스, 와이파이 라우터 대부분이 GPL 라이선스의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라이선스 위반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 오픈소스 SW의 최초 개발자나 또는 단체로 부터 경고장을 받게 되면 위반 내용을 곧바로 시정하고 있다.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경우 적게는 몇 억원에서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자유무역협정체결(FTA)로 앞으로 더 많은 위반 사례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했다.

 박 대표는 “오픈소스 SW를 사용하면 자유롭지만 라이선스를 준수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오픈소스 관련 관리 조직 및 인력을 두고 지속적으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