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지상파, 극적 협상 타결…KBS2 재송출

 17일 7시부터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KBS2 채널 송출을 재개했다. 이날 6시 30분께 지상파방송사와 SO는 극적으로 재송신 대가 합의에 이르렀다. 16~17일간 KBS2 방송을 보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시청자들은 이제 케이블TV에서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17일 6시 30분께 KBS·MBC·SBS 지상파방송 3사와 CJ헬로비전은 재송신 대가에 대해 합의하고 방송 송출을 재개하기로 했다. CJ헬로비전이 지상파 3사에 지불키로 한 대가는 확정되지 않았다. 회사당 개별 협상을 통해 최종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상파가 원하는 가입자당 과금(CPS) 280원에 근접하는 액수를 지불하고 CJ헬로비전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등 중지 가처분’ 신청에 따른 하루 1만5000원씩 ‘간접강제’ 이행금은 면제하는 방향으로 본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지상파방송사 협상 관계자는 “서로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협상안에 사인을 했다”며 “CJ헬로비전에 대한 간접 강제 이행금은 어떤 형태가 됐든 면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의까지 실제로 방송이 중단돼 몸이 달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떻게든 중재안을 내놨고 양측 협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민·형사 사건으로 비화되며 갈등을 빚어오던 SO업계와 지상파 방송사 간 분쟁이 일단락 됐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협상 타결 직후 보도 자료를 내 ‘향후 타 케이블TV사들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원만히 협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처만 남은 지리한 협상=사상 초유의 방송 중단 사태를 빚었던 재송신 협상은 케이블TV에 가입하고 TV수신료와 케이블 시청료를 지불한 시청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서 크나 큰 상처로 남게 됐다. 사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시청자가 지상파 방송을 못 보거나 일반화질(SD) 화면으로 봐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당장 16일 KBS2 간판 드라마 ‘브레인’은 지난주에 비해 시청률이 4% 떨어졌다. 지상파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SO들의 진짜 위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이틀간 케이블TV 가입자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민원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난시청 해소를 게을리한 지상파 방송사나 지상파 콘텐츠에 기대 가입자를 모집한 케이블TV 업계 모두에게 손해다.

 ◇지상파 대가 산정 분쟁 원인=10년 넘게 서로 재송신 대가에 관해 이의 제기를 하지 않던 지상파 방송사가 SO에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한 건 방송환경 변화에 있다. 위성방송·IPTV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생기고 시장 안착을 위해 막강한 콘텐츠 영향력을 가진 지상파 방송사에 재송신 대가를 지불하기 시작했다. 디지털TV 전환에 드는 비용도 부담이다. 종합편성채널 등장, CJ E&M 같은 대형 케이블 채널사용사업자(PP) 출현으로 지상파가 경쟁 체제에 놓이게 된 것도 한 요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상파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낮아 케이블TV 같은 유료방송에 기댈 수밖에 없는 수신 환경과 콘텐츠 영향력이 지상파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KBS가 받는 TV수신료와 공영방송 개념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채 방송법상 ‘재송신’ 조항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입법 미비 상태가 지속됐다는 점도 사태를 키웠다. 양자 간 계약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돼 방송 업계 자체 협상 능력도 한계를 드러냈다.

 ◇앞으로 과제=방통위는 공영·민영 지상파 방송을 구분하는 새로운 의무재송신 제도를 마련해 놓고 전체회의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재발 방지를 막는 게 급선무다. 실효성 있는 행정조치도 필요하다.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지상파·SO를 번갈아가며 일방 제재를 의결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제3의 방송 중재기구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상파 재송신 분쟁 일지>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