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컬처]1초의 디테일 `윤초`

[사이언스 인 컬처]1초의 디테일 `윤초`

 ‘윤초(leap second)는 초를 건너뛴다’는 의미다. 1초를 더하면 양(+) 윤초, 빼면 음(-) 윤초다.

 2009년 새해 첫날 오전 8시59분59초 다음은 9시00분00초가 아니라 8시59분60초였다. 윤초는 지구의 자전 속도 때문에 발생한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해가 뜨고 지는 시각 등 실제 체감 시각이 표준시와 어긋나게 된다.

 ‘윤달’은 음력에서 한 달을 더한 것이다. 음력은 공전주기가 29.530588일인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한다. 12달을 합치면 354.367056일로 태양의 공전주기인 365.242196일에서 이틀 가량 모자란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면 계절의 변화와 맞지 않아 추가로 날짜를 삽입하는 것이 윤달이다.

 양력에는 ‘윤일’이 있다. 그레고리우스력은 1년이 365.25일이라서 실제 태양 주기와 0.007809일 차이가 생긴다. 이 차이는 4년에 한 번씩 2월 말일 하루를 더해 2월 29일을 만드는 것으로 해결한다. 100으로 나눠떨어지는 해 중 400으로 나눠떨어지지 않는 해는 윤일을 삽입하지 않는다. 윤일이 들어 있는 해는 ‘윤년’이라 부른다.

 윤초는 이보다 훨씬 정밀한 초 단위 시간 보정법이다. 1967년 세슘원자시계가 도입되면서 논의됐다. 1초에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 세슘원자를 이용하면 시계 오차범위가 3000년에 1초 정도로 줄어들어 지구의 자전 속도를 더욱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최근 과학계 일각에선 이 윤초의 폐지가 제기되고 있다. 컴퓨터와 위성항법장치(GPS) 등 초 단위 정밀성을 요구하는 기기들에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다. 지구자전 속도는 사전 예측이 어려워 그때그때 판단해 윤초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비행기가 충돌하거나 금융 전산이 마비될 수 있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달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윤초 폐지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윤초 폐지 문제는 2015년 세계전파통신회의(WRC)로 미뤄졌다. 다음 윤초는 오는 6월 30일에 더해질 예정이다.

 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