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육 리빙프라자 대표, `가격표시제는 가격 아닌 고객가치 제공 중심의 유통문화다`

“가격표시제는 가격 협상 중심 판매 관행을, 제품과 고객이 가져갈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입니다.”

백남육 리빙프라자(브랜드명 삼성디지털프라자) 대표(55)는 국내 가전유통시장 `가격표시제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2010년 중반부터 가격표시제를 시범 도입했고 올 초부터는 디지털프라자 모든 점포로 확산시켰다.

12일 서울 염참동 본사에서 만난 백남육 대표는 가격표시제를 `가치제안형 영업`이라고 주저없이 규정했다. 그는 “그동안 가전제품 영업 90%가 가격 협상에만 몰입된 측면이 있다”며 “상대적으로 제품 성능이나 사용법, 고객이 얻을 가치에는 설명이 적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바꿔보겠다”고 했다.

백 대표는 “가격표시제는 유통사가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기 위한 새로운 거래 관행이면서 일종의 계몽운동 성격도 띤다”며 “가격표시제 도입 후 직원들 사이에서 `흥정`이 없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표시제 시행 후 일시적으로 매출이 8% 감소하는 문제도 있었다. 왜 이런 위험 부담까지 감수하는 것일까. 그는 “최근 가전제품은 `스마트 생태계` 속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가격 흥정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대신 제품 우수성을 알리고 고객 효용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가격표시제는 단순히 매장 태그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회사 경영방침, 고객 대응 전략까지 모두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게 목표다. 디지털프라자는 최근 경영방침을 `고객 제일주의`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가치를 제공한다`로 바꿨다. 조직 비전도 `고객과 함께하는 넘버원 전문유통`으로 새로 정립했다.

백 대표는 “가전 양판매장사업이 매장을 점으로 찍는 `포스팅(Posting)`에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까 하는 `제안(Proposal)`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Price)·장소(Place)·제품(Product)·프로모션(Promotion)·사람(People)의 유통 `5P`도 새로 정립했다.

우선 가격에서는 신뢰 획득을 위해 정확한 표시와 표현을 강조했다. 매장은 단순 판매장이 아니라 체험형 공간, 판매와 서비스가 결합하는 장소를 지향하기로 했다. 제품에서도 정확한 설명으로 올바른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프로모션도 단순 이벤트보다는 단골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평생 고객을 지원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 나간다. 인력 역시 가격 흥정 능력보다 최적의 가치를 제안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직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이다.

그는 “모든 고객이 매장 표시가격을 믿고 제품 성능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디지털프라자 가격표시제와 마케팅 신5P

Price=가격표시제는 신뢰 획득을 위한 표현 전략. 가격은 자원 전략

Place=가치제안형 영업을 위해 업태 다각화. 체험형+융합형 매장

Product=스마트생태계로의 진화. 올바른 제품가치 전달 중요

Promotion=신단골관리. `평생 고객 지원`으로 발전

People=`판매사원의 전문성`으로 최적의 가치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