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콘텐츠는 자율규제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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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독립기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콘텐츠 산업은 자율 규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의 콘텐츠 정책에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콘텐츠 규제는 강경 일변도로 달렸다.

정권 초기부터 청소년 게임 이용을 강제로 차단하는 `셧다운제`가 거론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각각 셧다운제를 법으로 만드는 이중 규제의 덫에 빠졌다.

`술`이란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급기야 학원 폭력을 조장한다는 혐의를 웹툰에 뒤집어씌웠다. 게임과 웹툰은 청소년을 망치는 장본으로 낙인 찍혔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던 산업은 위축됐고 이용자는 자유를 박탈당했다.

콘텐츠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반복된다.

유신 정권이 만화를, 군사 정권이 TV 애니메이션을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싹을 틔우던 산업은 망가졌고 우리는 아직도 일본 `망가`와 `아니메`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스마트폰 혁명은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다행히 콘텐츠 산업에서는 유능한 젊은이들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가 속속 나온다.

강제의 족쇄를 푼 자율 규제가 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대안이다.

하나의 문제가 남았다. 업계의 노력이다. 규제의 칼날이 다가오면 자율을 외치다가 비난 여론이 잦아들면 슬그머니 모르쇠로 돌아서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정부의 합리적 정책과 업계의 노력, 소비자의 지혜라는 삼박자로 자율 규제의 꽃을 피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