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부품 업계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지난해 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사태 이후 급격한 내수 시장 위축으로 수주액이 감소하면서 위기에 몰렸던 일본 전자부품 업계는 한국행을 고려하는 등 활로 모색에 나섰으나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 시장 확대에 힘입어 부품 수주가 늘어나면서 회생 조짐을 보였다.
23일 니혼게이자이가 TDK·무라타제작소·교세라·알프스전기·일본덴산·닛토전공 6개 일본 전자부품 대기업을 대상으로 4~6월 부품 수주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한 8900억엔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6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2011년 회계연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수주액이 전년 실적을 밑돌았으나 2012년 회계연도 3분기까지 재고량이 소진되면서 수요가 다시 살아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전 최고치였던 2010년 회계연도 4~6월 9183억엔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회복됐다.
수요 회복의 견인차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모바일 제품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중 무라타제작소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주문이 늘어나면서 4~6월에 수주액이 1년 전에 비해 15% 증가한 1500억엔에 달했다. 알프스전기도 10% 늘어난 730억엔, TDK도 수주액이 2000억엔 가까이 확대됐다.
스마트폰용 진동소자 수요도 늘어났다. 하드디스크(HDD)용 정밀 소형모터가 PC 판매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으나 태국 홍수 피해가 회복되면서 PC 생산 재개로 수주가 확대됐다. 자동차 시장도 힘을 보탰다. 일본덴산은 자동차 엔진 제어 디바이스 판매가 늘어나 이 기간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800억엔을 넘었다.
관련 업계는 7~9월에도 부품 시장 호조세가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비, 해외 스마트폰업체들이 제품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부품 조달을 확대해 일본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