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특허전 후반전 돌입…현재 스코어는?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삼성·애플 미국 소송 일지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는 미국 내 세기의 특허소송 대결이 후반전으로 접어들었다. 전반전이 애플의 공세였다면, 후반전은 삼성의 대반격이 예상된다. 애플 디자인 특허 공세에 맞선 삼성의 통신 특허 공격이 얼마나 위력을 보일지 관심사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된 두 회사 간 특허본안 소송이 지난 2주간 심리를 끝내고 13일부터 3~4주차 심리에 들어간다.

상대방 영업실적과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폭로전 양상까지 보인 가운데 이달 말 선고까지 2주 남짓 남은 기간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공방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애플, 삼성 디자인 침해 공세=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주간 법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두 회사 영업기밀과 대외비 문서도 공개됐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맹공을 날렸다. 삼성전자는 자료 제출 기한을 넘겨 증거로 채택되지 못한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는 초강수로 맞섰다.

삼성전자는 디자인 특허 침해 공격에 대응할 핵심 증거로 애플이 아이폰을 디자인할 당시 소니 디자인을 베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애플은 법원에 삼성전자 제재를 요구했지만 기각됐다.

배심원을 설득하기 위한 증인 모시기 경쟁도 치열했다. 애플은 스콧 포스톨 수석 부사장을 비롯해 피터 브레슬러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를 내세워 삼성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애플 제품과 매우 유사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디자인 업계 권위자인 브레슬러 교수는 갤럭시S의 평평한 표면과 직사각형 비율이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전 애플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을 증인으로 세우려다 실패했다. 하지만 하와이에 체류 중인 니시보리를 찾아가 2006년 애플 디자인 책임자 조너선 아이브 지시로 소니를 닮은 제품을 디자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삼성, 통신특허로 반격=향후 2주간 심리는 수비 자세를 취했던 삼성전자가 반격하는 그림이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통신 특허기술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증인도 삼성전자가 요청한 인사들 출석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통신 특허기술 측면에서는 애플에 앞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법원이 인정할만한 특허침해가 있었느냐가 관건이다.

애플은 앞서 가처분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랜드(FRAND) 조항으로 삼성전자 통신특허 공세를 비켜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다음주까지 심리를 계속한 후 이달 말 배심원단 의견을 모아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두 회사 모두 자사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항소할 방침이다. 이달 말 판결은 사실상 세기의 특허소송 대결의 1라운드 결과인 셈이다.

특허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소모적인 다툼을 비난하는 지적도 잇따랐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13일 애플이 특허소송을 통해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회사 간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소비자들 목소리도 높다.

재판부도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판을 주재하는 루시 고 판사는 양측 변호사에게 13일 오전까지 배심지침을 보완할 수 있도록 협상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 소송 일지

삼성-애플 특허전 후반전 돌입…현재 스코어는?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