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개봉 한국영화에 484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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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개봉한 한국 영화 모두가 정부 모태펀드 자금을 지원받아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펀드 출자가 없었다면 한국 영화 상당수가 극장가에 걸리지 못할 운명이었던 셈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상반기 상업영화(관객 10만명 이상) 25편 모두에 모태펀드 자금이 투입됐다고 16일 밝혔다.

모태펀드는 영화가 아닌 벤처캐피털이 결성한 펀드(조합)에 투자한다. 예컨대 A벤처캐피털이 결성한 영화 전용 펀드에 모태펀드가 출자하면 벤처캐피털이 영화를 심사해 펀드에서 투자한다. 모태펀드 자금이 민간인 벤처캐피털을 거쳐 시장(영화산업)에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상반기 모태펀드 영화 투자규모는 25편에 총 484억원이다. 영화당 평균 19억3600만원이 들어갔다. `페이스메이커`에 가장 많은 41억원이 들어갔으며 `후궁:제왕의 첩`에 36억5000만원, `미쓰 GO`에 35억원이 투자됐다. 상반기 흥행 1~3위인 `범죄와의 전쟁`(23억원) `내 아내의 모든 것`(9억원) `건축학개론`(10억원)에도 들어갔다.

모태펀드 자금을 투입한 한국 영화 비중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50편 가운데 28편으로 56% 선이었으나 2009·2010년은 76~77%로 늘었으며 지난해는 처음 80%대에 진입했다. 지난 4년 전체 기준으로는 72.2%로 194편 가운데 140편에 모태펀드 자금이 들어갔다.

영화인들은 모태펀드 투자를 환영한다. 마땅히 담보가 없어 자금을 끌어 쓰는 게 여의치 않아서다. 영화 `도가니`를 제작한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는 “모태펀드 투자가 없었다면 무거운 주제를 다룬 도가니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전문가들은 영화산업에서 모태펀드가 더욱 기여하기 위해 낮은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단적으로 해외시장 개척 지원을 꼽는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영화가 국내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 음악이 해외에 나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처럼 영화도 해외 시장을 뚫어야 한다”며 “정부 정책 지원이 글로벌에 포커스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수익률은 2008년 -28.4%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4.6%를 나타냈다. 모태펀드 자금이 흘러들어 간 영화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작품 비중은 2008년 16.7%에 불과했다. 2009년 50%, 2010년 43%, 지난해 36.7%였다. 이는 모태펀드 자금이 들어가지 않은 영화보다 흑자 비율이 2~36%포인트 높다.


【표】모태펀드 투자 한국 영화 비중(단위:편,%)

※자료:한국벤처투자(2012년은 상반기 기준)

모태펀드, 개봉 한국영화에 484억 투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