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가입자 비중을 더욱 높여 수익을 개선하겠다.”
통신업계가 요즘 실적발표에서 빠짐없이 투자자에게 내세우는 비전이다. 가능한 목표다. 우리나라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가입자 수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다.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르다. 전체 인구 3명 중 1명인 LTE 가입자 비율은 압도적으로 1위다.
통신업계는 이를 두고 “꾸준한 망 투자 결과”고 자화자찬한다. 누구의 공일까. 통신사의 과감한 투자가 일조한 건 분명하다. 우리 국민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성향과 콘텐츠 업계의 발 빠른 대응도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일등 공신`은 따로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다. 우리나라가 아무리 잘 살게 됐다고는 해도, 정식 출고가가 최대 100만원을 넘나드는 최신 LTE 휴대폰을 국민 3명 중 1명이 2년마다 한 대씩 살 만큼 소득수준이 높지 않다. 100만원짜리 휴대폰을 10만원에도 살 수 있게 하는 요술방망이 같은 보조금이 있어 LTE 가입자 비중 1위 타이틀이 가능했다.
최근 이 일등 공신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강하게 때려잡는다. 얼핏 보면 “소비자에게 기준 이하로 싸게 주면 벌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도 “모객을 위해 제품 가격을 낮추는 것은 시장 경제의 순리인데 뭐가 나쁘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아직도 이런 궁금증을 가진 독자가 있다면, `뽐뿌`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판매조건과 일반 대리점의 가격을 비교해보기를 권한다. 한 판매점은 최근까지 며칠 간 뽐뿌에서 아이폰5를 40만원에 기기변경할 수 있는 조건을 걸고 팔았다. 해당 통신사의 정식 매장에서 기기변경 시에는 69만원을 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30만원에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난다.
운 좋게 이 기회를 잡는 일부 소비자의 단말기 값을 누가 대줄까. 통신사다. 통신사는 가입자 유치 상황에 따라 시간과 지역을 달리 하며 보조금을 투입한다. 회계상 `마케팅 비용`으로 잡힌다. 통신사는 이 마케팅 비용을 일반 가입자가 낸 비싼 통신비 중 일부에서 가져다 쓴다. LTE 강대국 일등 공신인 보조금에 대한 단속은 그래서 필요하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