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녹색 에너지의 꿈 지금부터 시작이다

벌거숭이 민둥산에 나무를 심어서 녹음방초 우거진 푸른 산을 만들어 내려면 오랜 시간 동안 참고 기다리면서 가꾸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 심은 나무가 얼른 자라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며 실망한 마음에 보살피는 것을 포기하거나, 채 자라지도 않은 나무를 베어서 땔감으로 사용해 버린다면 푸른 산은 영영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린오션포럼]녹색 에너지의 꿈 지금부터 시작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 훼손을 막으면서도 새로운 녹색기술을 개발해 세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녹색성장을 국가의 중요정책으로 삼아 추진해 온지 벌써 4년이 지났다. 꿈과 기대가 무척 컸지만 정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우리 국민이 녹색성장 시대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경제성장에 따라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전력 소비는 급증해 2011년에는 순환정전 사태를 경험했다. 큰 기대를 모았던 신재생 에너지 산업도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으며 전력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발전소를 더 짓지 않고도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스마트그리드도 아직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직 조바심을 내며 실망하거나 성공 여부를 쉽사리 판단할 시기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산업부문이 에너지 소비의 60%를 차지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에너지 다소비 중심의 경제성장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에너지 최빈국이다. 이런 환경에서 이제까지는 안정적 공급이 에너지 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면, 지금은 온실가스 감축, 녹색성장, 에너지 가격과 시장기능 회복 등 새로운 가치에도 눈을 돌려 모든 것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예를 들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늘려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녹색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해 전력계통을 안정화할 수 있다. 에너지 가격을 정상적으로 회복하고 독과점 구조를 깨뜨려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의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사회전체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수십 년이 소요되는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완성하려면 긴 안목의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당장의 성과만을 가지고 에너지 정책의 공과를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간된 국가보고서에서 그간 수행해 온 녹색 에너지 정책들이 이번 정부의 가장 뛰어난 성과물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얼마 전 전국남녀 1000여명에게 녹색성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앞으로도 이 정책이 지속돼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97%를 넘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녹색성장정책을 새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녹색성장의 성과가 아직은 손에 잡힐 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대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회색성장의 척박한 우리 땅에 이제 막 심은 녹색성장이라는 나무가 아직 묘목처럼 작고 여릴지라도 앞으로 우리나라를 떠받치는 아름드리 큰 기둥으로 자라나도록 더욱 인내를 가지고 키워 나가야만 한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 moonsi@plaza.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