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 제조업은 기술 여건상 재료나 부품을 외부에서 들여와 제품을 조립하고 생산하는 것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부가가치는 완제품에서 발생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재료나 공정 등의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미미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점선으로 표시된 것처럼 앵그리 라인(Angry Line;화가 났을 때 입꼬리 모양) 형태를 띤다.
![[최두환의 젊은 경제]이젠 스마트 무버다 <4>제조업의 스마일 라인 만들기](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7/04/449396_20130704161804_203_0001.jpg)
연재물 3회 `스마트 무버(Smart Mover) 제조업` 편에서 사례로 언급했듯이 A사는 원자재를 개발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었고, B사는 공정을 시스템화하는 과정에서, C사는 부가제품을 개발하며 완성품이 아닌 또 다른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얻었다.
제조업을 A·B·C사 사례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기존 제품에서 얻는 부가가치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새로운 영역에서 얻을 수 있다. 이를 곡선으로 그리면 실선으로 표시된 부가가치 스마일 라인(Smile Line;미소를 띤 입꼬리 모양) 모습이 나타난다.
제조업이 스마일 라인을 그리며 발전할 수 있도록 꾀하기 위해 미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 기술 즉, 익스트림 매뉴팩처링(Extreme Manufacturing)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조업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해 생산성을 극도로 높이려는 지능형 매뉴팩처링 시스템(Intelligent Manufacturing System) 확산이 주요 내용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제조업에서 더 많은 부를 창출하며, 이를 기반으로 경제성장을 이끌고, 나아가 국가 안보에까지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우리나라도 당연히 벤치마킹해야 할 방향이다.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최우선 목표가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스마트 무버 제조업체는 이 생산성 향상에 앞서 제조업에서의 새로운 가치창출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산성 향상은 당연한 것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은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이고, 누가 좀 더 빠른지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를 쫓는 후발주자들 속에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있다면 내가 방심하는 순간 후발주자는 추격자가 아닌 최악의 경쟁자 지위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추격자에게 따라 잡히지 않으려면 생산성 향상 및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소개한 A·B·C사 모두 생산성 향상에 힘쓰면서 더 많은 성과나 결실을 챙길 수 있었던 부분은 새로운 가치창출이었다. A사는 원자재 자체 개발에서, B사는 새로운 시스템 공정에서, C사는 부가제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새로운 가치창출은 단순히 열심히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A사는 재료에서, B사는 공정시스템에서, C사는 부가제품에서 더 배우고 더 파악하고 더 빨리 움직이는 스마트 무버였기에 가능했다.
`더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더 현명하게 일하라(Work Smarter, Rather Than Work Harder.)`는 말이 있다. 여기서 생산성 향상은 더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가치창출은 더 현명하게 일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마트 무버 제조업은 이렇게 더 현명하게 제조업을 발전시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제조업의 스마일 라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