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사상 최고 예매율, 최다 사전 예매 관객수, 최고 일일 스코어, 개봉 36시간만에 100만명 돌파. 개봉 한달 남짓 700만 관객….
위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남파간첩의 사소한 모험담을 그린 웹툰(webtoon) 원작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가 받은 성적표다. 가히 신드롬이다. 개봉과 동시에 인터넷도 뜨겁게 달궜다. 영화 완성도를 놓고 `은밀하게 허망하게`라는 세평에 격분한 팬들이 숫한 댓글을 쏟아낸다. 이유 있는 지적과 옹호지만 논란이 편향된 것 같아 몇 가지 단상을 보탠다.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인 웹툰은 말 그대로 인터넷 만화다. 다양한 소재와 영상화에 용이한 형식, 쉽게 내용을 전달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문화연구자인 김수환 한국외대 교수는 웹툰을 20대 문화현상을 넘어 20대가 고유하게 장악하고 있는 `매체`로 본다. 웹툰은 20대들과 함께 태어나고 성장하고 유통되는 장르라는 것이다.
`은위`의 성공은 웹툰이 콘텐츠 산업의 전면에 부상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가 됐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같은 작품이 씨를 뿌리고 윤태호 작가의 `이끼`가 줄기를 키웠다면 최종훈 작가의 `은위`는 꽃을 피웠다. 올해에만 줄잡아 10여편이 개봉됐거나 제작되고 있다. 드라마, 연극, 게임으로 영역을 넓힌다. HP나 11번가 같은 기업은 웹툰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다. 엄청난 파급력 때문이다. 웹툰의 주 소비층은 10~30대이나 최근엔 40~50대도 즐겨보는 이가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 클릭에 따르면 5월 기준 포털별 웹툰 접속자수는 네이버 547만명, 다음 241만명, 네이트 30만명에 달한다.
`은위`에 대한 과도한 댓글 난장도 결국 보는 이의 기대치가 높아진 탓이다. 단순히 원작의 인기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스크린이 가진 힘으로 웹툰을 재해석하고 차별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웹툰은 이제야 제대로 된 출발선에 섰다.
김인기 편집1부장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