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첨단 제조기술벤처가 미래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제조업이 새삼 부각됐다. 제조업이 취약한 나라만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은 탓이다. 반면에 독일은 탄탄한 제조업을 발판으로 경제 위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편다. 미국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해 제조업 부활을 꾀한다. 일본도 아베 총리 집권 이후 공격적인 재정 정책으로 세계 최고 제조업 국가 위상을 되찾으려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다. GDP 중 제조업 비중이 30%를 넘는다. 40% 수준인 중국을 빼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위상은 높지 않다. 제조업을 마치 사양산업인 양 취급한다. 부가가치나 고용 창출이 예전 같지 않다며 선진국처럼 서비스업을 집중 육성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단견이다. 서비스업도 제조업이 창출한 고용과 소득 증대가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중국 제조업에 결국 밀려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세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일반 제조업만 해당하는 얘기다. 첨단 기술 제조업은 충분히 중국과의 격차를 두고 발전할 수 있다.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더욱 강화한다면 그렇다. 특히 중견·중소 제조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우리 첨단 기술 제조업을 계속 발전시킬 원동력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16일 정부와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1000억 벤처기업을 보면 알 수 있다. 벤처로 시작해 매출 1000억을 넘겼다는 것은 엄청난 성공이다. 이 기업의 84%가 제조업이다. 첨단 제조업 비중도 32%나 된다. 이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이 산업정책의 과제다.

창업 정책도 제조업에 맞춰야 한다. 제조벤처 창업은 제조업 종사자에게서 나온다. 청년 창업도 좋지만 이 청년들이 중견·중소 제조기업에서 먼저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창업을 더 활성화하는 길이다. 창업 성공 가능성도 더 높일 수 있다. 매출 1000억원이 넘고 고용 조건이 좋은 제조기업인데도 늘 인재 구인난을 겪는다. 무작정 대기업만 찾는 인식을 깨지 않고서는 기술 제조업의 지속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우리 산업의 미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