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있어서 좋다/나를 이해해 주어서/냉장고가 있어서 좋다/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강아지가 있어서 좋다/나랑 놀아 주어서/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시대 아버지의 존재와 위상에 대해서 짧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어느 초등학생의 시다. 엄마는 나를 이해해 주어서 좋고 냉장고는 나에게 먹을 것을 주어서 좋다. 강아지는 나랑 놀아 주어서 좋다는데, 아버지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실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가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회사에서 일을 하는 때가 많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이들과 마주칠 시간도 없는지 모르겠다.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아버지는 아이들과 대면할 시간을 잃어버리고 존재 자체도 잃어버리게 되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이런 아버지의 슬픈 자화상을 초등학생의 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아버지에 관한 시가 있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가장 화려한 사람들은/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김현승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의 일부다. 아버지는 그래도 가장이며 한 집안의 정신적 지주다. 아버지는 정신적인 중심축이자 형이상학적 최고의 원리다. `동물원과 유토피아`를 쓴 장석주 시인의 말이다.
엄부자모(嚴父慈母)형 리더십이라는 말이 있다. 엄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처럼 엄격한 아버지의 리더십과 인자한 어머니의 리더십이 조화를 이룰 때 한 조직은 위대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리더가 엄하기만 하고 자상하지 않거나 자상하기만 하고 엄하지 않다면 리더로서의 균형을 잃은 것이다. 어머니의 자상한 내부 지향적 관리와 아버지의 외부지향적 변화 리더십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조직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