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일 황해 경제자유구역 내 한중 지구를 지정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경제자유구역에서 퇴출시킨다는 말인데요. 정부는 한중 지구 외에도 개발이 부진한 경제자유구역은 과감히 정리해나갈 방침입니다. 반대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은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오는 2022년까지 추가로 투입할 투자액이 82조원에 달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이 무엇이기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고 또 어떤 곳은 퇴출 대상에 오르게 될까요.

Q:경제자유구역이 무엇이죠?
A:관련 법에 따르면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 기업 경영환경과 외국인 생활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지역을 말합니다. 경제자유구역은 산업·상업·물류·주거단지가 어우러지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조성되는 국제비즈니스도시입니다. 복합개발이라는 점에서 산업용지 공급 등을 특징으로 하는 외국인투자지역, 산업단지와는 다릅니다.
개발 기간은 15~20년으로 긴 편입니다. 수년 안에 지어지는 주변 아파트 단지와는 다르죠. 지난 2003년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을 시작으로 2008년 황해, 대구·경북, 새만금·군산, 2013년 동해안, 충북 등 8곳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운영 중입니다. 각 경제자유구역은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27개에 이르는 지구로 구성됩니다.
Q:첫 지정 이후 10년이 지났는데 지금 모습은 어떤가요?
A:2003년 이후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과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10년, 20년씩 장기간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중간 중간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탓에 계획 대비 개발과 투자유치가 부진합니다. 7월 기준으로 경제자유구역 전체 면적의 절반이 넘는 55.6%가 아직 개발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난해까지 외국인 투자액 68억달러를 유치했지만 미흡한 수준이라는 평가입니다.
주요 수익원인 아파트·상가 등의 미분양이 늘면서 개발 사업시행자 발굴과 지정이 어려워지고,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시행자는 개발을 포기하거나 유보했습니다.
Q: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A:정부도 문제점을 인식했습니다. 대내외 환경 변화를 극복하고 재도약 모멘텀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달 `제1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을 마련했습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10년을 맞아 지원은 확대하되 개발 부진 지구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쉽게 말해 `선택과 집중` 전략입니다. 개발이 부진한 지구에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8월까지 개발사업자를 지정하지 못하는 지구는 지정을 해제할 계획입니다. 지난 8일 한중 지구가 해제된 것도 이의 일환입니다.
전체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완료되기 전에는 추가 지정을 엄격히 제한합니다. 사실상 신규 지정은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 유망한 경제자유구역에는 투자를 확대합니다. 오는 2022년까지 82조원(국비 20.5%)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난 10년간 투자액 58조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죠.
Q:앞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A:계획대로 진행된다면 경제자유구역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습니다. 2022년까지 8개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100% 완료하고, 외국인 투자도 2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6개인 교육기관과 5개인 연구소도 2022년까지 각각 15개 수준으로 증가해 세계적 수준의 투자환경이 조성될 전망입니다.
환경이 좋아지면 자연스레 기업도 모여들겠죠.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외 중핵기업(매출 1000억원 이상) 100개사와 서비스기업 1000개사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정부가 그리는 청사진입니다. 10년 전 경제자유구역이 처음 출범할 때도 전망은 장밋빛이었겠죠. 정부 계획대로 세계적인 수준의 국제비즈니스도시가 만들어질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통상 4.0시대를 선도하는 신정부의 통상정책, 3대 핵심과제와 7대 주문` 최병일, 김정수, 송원근, 최남석, 이경희 지음. 한국경제연구원 펴냄.
경제자유구역 정책 평가를 포함해 새 정부의 통상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경제자유구역이 국내외 통상 흐름과 연관이 있기에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 책은 급변하는 대내외 통상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의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수출 모멘텀의 지속적 확충, 수출과 내수의 연계 강화, 경제전반의 혁신 촉진 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자유구역의 글로벌 거점화 전략 연구` 이수행 지음. 경기개발연구원 펴냄.
경제자유구역이 단순한 집적단지를 넘어 국제비즈니스도시로서 기능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 방안 등을 다룬 책이다. 경제자유구역이 국내외 투자와 맞물려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이 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거점화 전략 추진 배경과 사례를 비롯해 우리나라 경제자유구역의 거점화 전략과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을 지적하고 제안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