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활성화는 박근혜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당선인 시절 가장 먼저 찾은 곳도 중소기업중앙회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방문한 현장도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었다. 대통령의 첫 기업 나들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벤처 활성화에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불발로 끝나기는 했지만 중소기업청장 인선 때 벤처 1세대 창업기업인을 내정한 것도 벤처 활성화 의지 때문이었다. `손톱 밑 가시 뽑기`도 중소·벤처기업이 근간에 깔린 정책이다.
의미 있는 정책도 다수 발표했다. 참여정부 시절에 실시했지만 유명무실했던 벤처 패자부활제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사업에 실패한 중소기업의 체납세금 납부를 유예해 주는 `국세납세 마일리지제도` 등 재기지원 방안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부족하지만 제3자 연대보증도 폐지하기로 했다. 과거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과거 벤처정책은 벤처기업을 정부 우산 아래로 모아서 지원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에 나온 정책은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포함돼 있다. 벤처를 대하는 정부의 눈도 많이 바뀌었다.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정부가 기왕에 벤처 활성화에 팔을 걷고 나섰으면 조금만 더 썼으면 한다. 가장 먼저 폐지해야 할 규제가 창업자 연대보증제도다. 창업자 연대보증제도는 회사가 부도나면 창업자나 보증 선 일가친척까지 빚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할 수 있어 창업 의지를 막는 연좌제로도 불린다. 벤처 1세대를 비롯해 창업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인이 가장 시급하게 없애야 할 규제로 꼽는 것도 창업자 연대보증이다. 성실한 창업자가 연대보증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재기하지 못하는 사회로 굳어지면 창업은 물론이고 벤처 활성화도 장담하지 못한다.
성공 벤처를 꿈꾸는 예비창업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모럴 헤저드다. 벤처 패자부활제는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고 만든 제도다. 극히 일부 양심 없는 미꾸라지가 애써 만든 제도를 다시 없앨 수 있다. 창업자 연대보증제도 폐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