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모든 사물에 `주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주인 시대다. 볼펜이나 종이 한 장부터 산속 나무 한 그루, 바닷가 모래, 돌멩이 하나까지 주인이 정해져 있다.
우리의 일상은 무엇인가를 사고파는, 물건의 주인을 바꾸는 행위로 시작해 끝난다. 돈과 계약을 매개체로 사물의 주인이 바뀌고 용역이 오가며 여기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얻어 발전해 나가는 것이 현대 산업사회다.
같은 물건이라도 내 것과 남의 것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주인은 아니지만 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인의식`은 사회를 공고히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토대로 작용해왔다.
다수가 주인이거나 개인이 아닌 전체 구성원이 주인인 때에는 주인의 범위가 모호해 되레 혼란스러운 상황도 발생한다.
최근 과거 수십 년 역사를 지닌 공립 고교 한 곳이 학교명을 바꾸려 했다. 학교장은 재학생과 학부모의 동조를 얻어 추진했지만 뜻밖에 `또 다른` 주인의 반대에 부딪혔다. 졸업생으로 구성된 동창회의 반대였다. 학교 개명은 결국 무산됐다. 이름을 바꿀 수 있는 주체로서 학교의 주인은 교장과 교사, 재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다수 졸업생도 포함된다는 인식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공공기관을 예로 들어보자. 외부에서 온 공공기관장은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 그만인 식이다. 사업 베이스로 고용된 계약직은 일정기간 계약관계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주인의식을 갖기 쉽지 않다. 사업 예산에서 임금을 주는 정규직마저도 요즘은 고용불안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않다.
일처리 결과를 들여다보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판이하다.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우리 기관에는 주인이 없다`는 얘기까지 스스럼없이 내놓는다. 내부 소통은 안 되고 정부 지원 축소 등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과연 누가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지` 회의적 시각의 표출인 셈이다.
하지만 잘되는 조직은 다르다. 임직원 모두 주인의식을 갖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주인의식이야말로 조직 발전의 동력이자 토대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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