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이동통신 3사, `수성`이냐 `추격`이냐에 따라 입장 엇갈려

휴대폰 보조금 단속, 약인가 독인가

“과열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감독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CEO들은 하나같이 이같이 말했다. 본원적 경쟁력에는 통신 상품의 본질인 요금과 속도, 각종 부가서비스, 콘텐츠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이 본원적 경쟁력이 아직 시장에서는 보조금만큼 소비자에 소구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보조금 제재 강화에 대한 시각은 통신사별로 묘하게 엇갈린다. 회사의 입장이 `수성`이냐, `추격`이냐에 따라 다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수성의 입장이다. 상대방에게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보다는 지키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보조금 시장이 냉각되고 번호이동 시장 규모가 줄어들수록 유리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가입자 1명을 빼앗아 오는 것보다, 우리가 지금 모시고 있는 가입자 1명을 지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기기변경 가입자의 혜택을 강화하고 각종 서비스로 묶어두는 전략이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즉 보조금 시장이 냉각될수록 수익성이 좋아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은 과열 보조금을 줄이기 위한 정책에 찬성은 물론이고 보조금 가이드라인 상향 조정에도 반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 기준을 높이면 제조사 출고가 인하를 유도하기 어렵고 이용자 차별은 더 심해진다”며 “커진 보조금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대신 유통망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쓰이는 등 현재의 문제점이 한층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은 다르다.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아 자사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보조금을 아껴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있다.

KT는 지난 3월 이후 번호이동 시장에서 완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보조금을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광대역 롱텀에벌루션(LTE)의 시장 소구력을 측정하기 위해 보조금을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경쟁사가 계속 보조금으로 시장을 흐리면 우리도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망과 LTE어드밴스트(LTE-A) 등 굵직한 마케팅 포인트를 선점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LG유플러스도 보조금 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쟁사에 밀리지 않게 대응할 여력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열린 보조금 제재 관련 방통위 전체회의에서도 LG유플러스 임원이 유일하게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면으로 주장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