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외곽 도색작업을 하는 원격 로봇이 세계 최초로 등장했다.
건축물 도장 로봇기업인 로보프린트(대표 박정규)는 원격제어장치를 이용해 건물 외벽에 실사도색을 할 수 있는 도색 특화 로봇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로봇은 사람이 직접 작업하면 표현하기 어려운 실사 이미지를 프린트하듯 벽면에 찍어낼 수 있다.

도색로봇 개발은 2004년에 착수해 10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특히 경영학을 전공한 박정규 사장에게는 로봇 개발을 위해 알아야할 복잡한 설계와 기계설비, SW 등이 낯설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행착오 경험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로봇을 구성하는 부품과 SW는 모두 외주를 줬지만 모든 아이디어는 박 대표의 머리와 열정에서 나왔다.
첫 제품은 2010년 완성됐다. 당시 개발된 로봇은 필드테스트 결과 성공적이었다. 첫 제품이 완성된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기술적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발된 제품은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도색 로봇은 원격제어기술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제어 및 모니터링 기술, 다중분할 이미지 결합을 위한 기술, 4색(CMYK) 도료 분사량 조절 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녹아있다.
로보프린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창업 자금을 지원받았고, 지난해 11월에는 재창업기업 1호로 선정돼 한국벤처투자로부터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관련 국내 특허는 4건을 획득했고, 현재는 중국 등 국제특허를 준비 중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제품으로서 해외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건설 신기술 특허도 지난해 말 출원했다.
이 로봇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기존 및 신규 아파트 도색은 물론이고 지자체 공공디자인 사업, 고속도로 및 국도 방음벽, 공사현장 펜스 등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이 회사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아파트와 건축물의 야외 갤러리화를 통해 국내 건축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 제품은 매년 끊이지 않은 고층 건물 추락사고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박정규 사장은 “처음엔 현수막을 출력하는 사업을 했는데 우연히 고층 아파트 벽면에서 위험하게 도색 작업을 하는 인부의 모습을 보고 도색로봇 개발을 결심했다”며 “이 로봇을 통해 인명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면 그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고, 아울러 시장이 활성화되면 고급 일자리 창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