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시장의 주인공 `스타트업`

ARM이 지난달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ARM TechCon 2013`에서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ARM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코어 프로세서를 디자인하는 회사로 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IoT 기기는 오는 2020년 500억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봉 위즈네트 사장
이윤봉 위즈네트 사장

ARM의 전략은 엠베드(mbed)를 통해 IoT 기기가 보다 쉽고 빠르게, 보다 싸게 개발될 수 있도록 IoT 기술 표준화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mbed는 ARM 코어가 내장된 마이크로컨트롤러를 기반으로 한 프로토타입 개발용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이자 커뮤니티다.

이런 전략을 펴는 이유는 우선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018년 내에 IoT 솔루션의 절반이 3년 미만의 스타트업에 의해서 제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IoT 솔루션을 mbed를 통해 크라우드 형태로 축적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스마트폰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되는 것처럼 IoT 솔루션 역시 자사 프로세서 기반으로 개발되게 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모든 IoT 기기를 `앱세서리(Appcessory)`라고 칭하면서 앱세러리들을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그런데 왜 가트너와 ARM은 `3년 미만의 스타트업`에 주목할까.

IoT 기기에 들어가는 내장형(embeded) 기술은 초기에는 기업 솔루션에서 우선 채택됐다.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고 통신망이 구축되면서 일반 소비자용으로 빠르게 응용되는 추세다. 앞으로 3년 내에 기업용 솔루션보다 소비자용 솔루션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사용하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다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출현 후 스타트업이 다수 출현해 독창적인 앱을 내놨던 것처럼 IoT 솔루션 역시 절반 이상을 스타트업 회사가 개발할 것으로 본다.

IoT 솔루션 개발은 단순해야 하고 프로토타입을 내놓는 주기가 짧아야 한다.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술 전문가가 아니어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수 있다. 스타트업 시장 진입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다.

산업 환경 변화도 주요한 요인이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제3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을 정도로 환경이 변했다.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 3D 프린터, 크라우드펀딩 및 온라인 판매 등에 의해 기업가 정신이 대중화됐다. 창업 수요가 그만큼 많아졌다.

IoT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회사라면 어떻게 변하는 게 바람직할까.

우선 개발자들이 회사가 축적한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레퍼런스 디자인과 저가의 평가 보드, 유용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제공해야 한다. 개발자들이 만든 시제품(프로토타입)이 양산 버전으로 개조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포럼과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공유해야 한다. 한 회사의 기술이 여러 IoT 솔루션에 공히 수용되기 위해서는 `아두이노(Arduino, 오픈 임베디드 반도체 포럼)`를 비롯한 주요 오픈 하드웨어 플랫폼과 호환돼야 한다.

IoT 시장에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고려하고 있는 서비스와 앱의 실행 가능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전혀 다른 종류의 IoT 기기 간 수평적으로, 계층 간은 수직적으로 기능이 상호 연동되어야 한다. 앞으로 스타트업들이 많은 혁신적인 IoT 솔루션을 내놓을 것이다. 이들을 적극 찾아 협력 관계를 맺고 기술을 공유하고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

이윤봉 위즈네트 대표 yblee@wiz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