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스타트업]<6>창업메카 순방기

오덕환 대표,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11월초부터 2주일간 미국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창업관련 투자자, 보육기관 및 창업관련 멘토, 전문가 등을 만나 돌아본 단상을 정리했다.

미국 전역이 혁신 성지로 변해가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 등 가는 곳마다 창업 보육센터가 설립되어 젊은 창업가가 혁신을 부르짖고 있으며, 이들을 돕기 위한 창업관련 전문가 결집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현상은 미국정부의 창업지원정책 (Startup America)으로 가속화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와 같이 국가 성장 동력 발굴과 취업제고를 위한 일환이다. 미국 정부는 민간 전문가를 채용해 창업을 최우선 정책순위로 두고 있으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창업관련 기업가정신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투자자는 부익부 빈익빈 상태로 양분되고 상위 10여개 VC는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투자수익이 매우 우수한 반면 나머지 투자사는 투자금 확보 어려움으로 투자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투자금이 없거나 영세한 투자사들은 창업보육기관을 설립해 우수 스타트업에게 소액자금을 투자하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대부분 투자자는 모바일과 소프트웨어 분야에 관심이 많고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생태계는 변화 물결에 휩싸여 있다. 대학과 민간기관에서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 특히 창업보육 기관이 많이 설립되고 있으며 네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겠다. 첫째, `PLUG&PLAY`나 `NEST GSV` 등 보육기관이 대형화, 국제화되고 있다. 보육기관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으며 대형화된 면적을 채우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보육사업 유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또 이들이 역으로 창업국가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둘째, `Garage Ventures` `DFJ` 등 VC도 창업보육기관을 만들어 스타트업 보육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선발된 스타트업들에게 시드 머니를 투자해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세째, 중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등이 직접 보육기관을 설립해 자국 스타트업을 미국에 진출시키는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네째, BMW·삼성전자·폭스바겐 등 대기업이 혁신 기업 발굴을 위해 창업보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 추세로 보아 대기업의 혁신사업 확보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창업보육 기관의 사업모델은 초기에는 부동산 공간사용 비용을 징수하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공간사용 비용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업에게 시드머니를 투자한 후 일정분량 비상장 주식을 취득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각종 경진대회 수상자 업체)이 정부 지원 아래 실리콘 밸리 보육기관을 통해 글로벌 창업환경 적응과 창업기회를 얻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하는데 기업가정신 부족과 외국인들과 인적교류가 상대적으로 미흡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짧은 교육기간도 문제지만 일반적인 프로그램 참여로는 창업기회를 발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철수하기에 소기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혁신을 추구하는 미국 창업시장은 마치 생존경쟁을 추구하는 정글과 같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능력이 준비돼야 하고 활발한 현지 교류로 다양성에 적응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경진대회 수상자에게 무조건 실리콘밸리 견학 및 프로그램 제공보다는 기본기가 갖추어진 상태에서 글로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할 것이다. 일반 보육기관을 탈피해 스타트업에게 맞는 기관 연결도 고려할 사항이며, 외국인과 인적교류가 활발한 기관에서 생존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