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유료방송사, 12월 다 되도록 연간송출수수료 협상 지지부진

홈쇼핑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간 진행하는 연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연말이 다 되도록 지지부진하다. 협상은 거의 매년 지연돼 왔지만 올해처럼 12월까지 타결이 밀린 적이 없다. 홈쇼핑과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영 불확실성을 높인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가장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13년 연간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별로 40~50% 수준만 타결됐다. 협상은 각 홈쇼핑업체와 개별 케이블방송사, IPTV, 위성방송사간 진행된다.

홈쇼핑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11월 이후 IPTV부터 일부 수수료 협상을 마쳤지만 아직도 절반 이상 방송사업자와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보통 사업관계라면 지금쯤 내년 협상을 진행해야 할 때지만, 홈쇼핑업계는 1년치 연간 수수료를 연말에 소급해 협상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송출수수료는 연간단위로 계약을 맺는다. 협상이 타결되면 홈쇼핑업체는 유료방송사업자에게 1월 1일치부터 소급해서 수수료 인상분을 일시에 지급해야 한다.

대부분 홈쇼핑업체들이 수수료를 충당할 금액을 미리 비용으로 충당해 놓는다. 하지만 수수료율의 급변동은 경영 예측성을 떨어뜨린다. 이는 수수료를 받아 매출을 일으키는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중소제조사 관계자는 “홈쇼핑업체들은 가장 큰 비용 요인인 송출수수료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일년간 경영을 해왔다는 의미”라며 “불확실성을 이유로 홈쇼핑업체가 중소 상품판매업자들로부터 과도한 비용을 받아놓는 등의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출수수료 협상 지연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개선 기미가 없다. 업계 자정노력도 부족하다. 협상 당사자들이 협상 시점보다는 수수료율에만 집중하는 탓이다. 또 다른 사업자의 협상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정부도 문제점은 인식하면서도 뒷짐만 지고 있다. 사업자간 개별 협상에 정부가 개입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쇼핑 판매수수료의 인하에는 관심이 있지만 송출수수료는 방송통신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부의 영역이라며 세부 접근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래부는 규제보다는 진흥에 무게를 두면서 사업자간 영역에 개입을 꺼린다. 그나마 방통위는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채널 협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사업은 허가를 받고, 제한된 자원인 `채널`를 이용하는 만큼 공공성도 일부 띤다”며 “정부의 권고나 가이드 없이는 내년에도 이 같은 협상 지연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