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소재 업체보다 한발 앞서 탄소섬유 경화 시간을 4분의 1로 단축시키는 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탄소섬유 확산의 걸림돌이 돼 왔던 양산 비용과 시간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아티앤씨(대표 최봉구)는 탄소섬유를 30초 만에 경화시킬 수 있는 에폭시 레진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일본·독일 자동차 회사의 차량용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로 채택돼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CFRP는 강철에 비해 강도는 세지만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해 차량 경량화 소재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BMW가 지난달 출시한 전기자동차 `i3`에 이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였다. 차체 무게를 줄이면 배터리를 더 많이 탑재할 수 있어 앞으로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량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가격이 강철에 비해 7배 이상 비싸다.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해 차체를 만들 때는 `고압 레진트랜스퍼 몰딩(HP RTM)` 방식 공정을 사용한다. 탄소섬유를 놓고 고압으로 섬유를 누르면서 에폭시 수지가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기술이다. 에폭시 수지를 기포 없이 주입하고 빠르게 굳히는 게 관건이다. 섬유에 에폭시나 폴리우레탄 수지가 첨가되면 단단한 차체 모양으로 성형이 되는데, 그동안 에폭시 수지를 굳히는 시간이 오래 걸려 항공기나 고가의 낚싯대, 골프채 등에만 주로 쓰였다. 고가의 몰딩 기계 한 대가 생산하는 탄소섬유 강판은 시간당 최대 10여장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탄소섬유 경화 공정에 걸리는 시간만 2분가량 소요된다.
신아티앤씨가 개발한 제품은 경화 시간을 30초로 단축시켰고 몰딩 기계에 탄소섬유를 투입하고 빼는 전 과정을 2분으로 줄였다. 시간당 탄소섬유 강판 생산량을 현재 10여장에서 30장 이상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이밖에 난연·고내열 특성도 추가했다. `10W TCL(할로겐프리)` 테스트를 통과했고 가격도 유럽·미국 업체의 경쟁 제품에 비해 약 60~70% 수준으로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에폭시 수지 업체는 원료를 공급 받아 레시피만 만들지만, 신아티앤씨는 에폭시 원료를 직접 합성해 탄소섬유 경화에 최적화된 에폭시 수지를 개발했다.
탄소섬유 경화에 쓰이는 특수 에폭시 소재 시장은 글로벌 업체의 각축장이다. 미국 다우케미칼, 모멘티브, 독일 헌츠먼 등이 공급하고 있다. 최봉구 사장은 “자동차 회사들과 내년 양산 물량을 협의 중”이라며 “경화 시간을 더 줄이기 위해 계속 연구개발(R&D)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