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0조원 LTE-TDD 시장 열리는데...국내 "여유부리다 손가락만 빤다"

중국이 인프라 투자비만 50조원이 소요되는 시분할 방식 롱텀에벌루션(LTE-TDD) 이동통신 서비스를 승인하면서 글로벌 장비업계의 수주전쟁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LTE-TDD 장비 개발과 생태계 형성이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자칫 해외 장비업계에 차세대 통신장비 시장 주도권을 고스란히 내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LTE-TDD 활성화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고 에코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원트차이나타임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은 LTE-TDD 네트워크 구축에만 총 33조원 자금을 쏟을 계획이다. 2위, 3위 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예산을 합치면 약 5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단말 투자비까지 합치면 중국에서만 약 90조원 이상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이 LTE-TDD 구축을 시작했지만 국내 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폭은 제한적이다.

국내 LTE 통신장비 산업이 주파수분할(FDD) 방식으로 성장해 구축사례(레퍼런스)가 사실상 전무한데다 중국 통신사들이 화웨이, ZTE 등 자국 기업 위주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형 기지국을 제조·공급하는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북미 등에 LTE-TDD 솔루션을 공급했지만 일명 `티어(tier)1`으로 분류되는 대형 통신사 레퍼런스를 확보하지 못했다.

LTE-TDD 소형기지국(스몰셀) 공급업체 등 하위 생태계도 수출이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선도급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국내 레퍼런스가 없어 향후 대형시장 진입시 협상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처지다.

국내 LTE-TDD 소형기지국 분야에는 콘텔라, 이노와이어리스, 주니(Juni) 등 10여개 중소업체가 국책과제를 비롯해 자체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정해관 콘텔라 국내 사업본부장은 “국내 업계의 LTE-TDD 스몰셀 기술력은 세계 상위권”이라며 “자국 내 레퍼런스가 선행되면 중국 등에서 대형 기지국 구축 이후 진행되는 세부 커버리지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 업체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LTE-TDD 스몰셀 구축이 시작되는 시점은 2년 후”라며 “국내 레퍼런스를 토대로 한 글로벌 타임투마켓 공략을 위해 정부가 빨리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중국 등 대형 시장을 공략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화웨이 통신장비 보안 논란을 겪으며 네트워크 구축에 최대한 자국 제품을 쓰는 방향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시스코 등 유력 미국 기업이 배제되는 공백을 국산으로 대체할 만한 국가 차원 전략을 요구하고 나섰다. 화웨이가 국내 기지국 시장에 진입한 것처럼 민·관이 공동으로 중국 진출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장비 업체 한 사장은 “4G 네트워크에 필요한 전송 인프라 등 국내 기업이 진출할만한 물꼬를 터주면 내수 한계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초 `시분할 통신산업 종합발전 계획`을 마련해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LTE-TDD 로열티, 특허 비용 공동대응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방안이 골자다. 중기 공동 테스트베드와 방송통신해외진출시스템(CONEX)을 통한 해외 시장 정보도 제공한다.

박윤규 미래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관계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요구사항을 수집, 정리하는 중”이라며 “LTE-TDD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발전전략 수립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