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휴대폰 보조금 관련 제재 강도를 높인 것은 보조금 과열경쟁의 싹을 완전히 자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잇따른 제재에도 끊이지 않은 보조금 경쟁을 고강도 제재로 불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이어 방통위 제재 조치 강화안까지 시행되면 통신업계 보조금 경쟁 관행은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강한 제재 효과 확인…채찍 효과에 무게
방통위는 지난 7월 휴대폰 불법 보조금 주도사업자로 KT를 지목하고 처음으로 7일간 단독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KT는 단독영업정지 이후 6만명 이상 가입자가 이탈해 약 200억원 규모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지난 7월 통신사에 제재를 부과한 이후 두 달 반 정도는 안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강한 제재가 효과를 본 만큼 연속성을 가지고 시장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과징금 상한선이 두 배 올라 부과되는 벌금 액수가 크게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만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시뮬레이션 결과 개선 내용을 적용할 경우 1.7배 정도 과징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통신사는 과징금보다도 영업정지기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방통위가 주도사업자 단독영업정지로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한 만큼, 연내 결과 발표가 예상되는 시장조사에서 특정 사업자에게만 영업정지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개선안에서 3개월 이내로 규정되어 있는 영업금지 기간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최단 5일에서 최장 60일까지 부과한다.
전체 기간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하한선을 5일로 제한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실제 영업정지 기간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위반평균보조금이 기준(27만원) 2.5배(68만원)를 초과하거나 위반율이 70%를 넘으면 최소 20일 이상 영업정지다. 가장 낮은 수준인 위반평균보조금 기준 1.5배(41만원) 미만, 위반율 40% 미만인 경우 최장 15일까지 영업이 금지된다.
전영만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신규모집금지(영업정지)를 5일 이상을 부과하도록 하한선을 둔 것은 보조금 불법 지급에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채찍 단기성과에 불과할 것”
통신사들은 보조금 제재 강화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유통 시장이 위축 될 것”이라며 “27만원이라는 보조금 상한선이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강력한 제재가 더해져 수요가 폭발하는 연말·연시 이통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신업계는 단통법에 이어 보조금 제재까지 강화되면 이중규제로 산업계를 옥죌 수 있다며 시장경색을 걱정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
김시소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