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전 브랜드들이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청소기, 에어워셔, 믹서 등 국내 프리미엄 소형가전 시장의 급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활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는 등 한국이 생활가전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면서 외국계 가전 CEO들도 잇달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가전업체인 드롱기가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새해 초 기자간담회를 열며 이탈리아 본사 CEO가 내방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드롱기코리아는 독일 브라운, 영국 켄우드의 소형가전도 유통한다. 새해 초에는 다이슨 영국 본사 CEO가 신제품 출시에 맞춰 방한할 예정이다.
최근 청소기, 믹서 등 프리미엄 소형가전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테팔, 로벤타, 닐피스크 등도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테팔은 주력 매출원이었던 프라이팬 외에도 믹서 등 고가 제품군을 늘릴 계획을 세웠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산업용·상업용 전문 청소장비 전문기업인 닐피스크는 새해 1월 초에 핸디 청소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일부 가정용 모델만 국내 총판에서 수입·판매해왔으나 B2C 부문을 한국법인에서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이다.
해외 가전업체들은 한국 시장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작지만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고가 브랜드 제품 수요가 높고, 다양한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테스트베드` 조건도 충분히 갖췄다.
특히 필립스전자,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밀레코리아 모두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뤘다. 필립스전자는 TV를 포함한 영상부문을 매각한 뒤에도 가전부문 매출이 2010년 1315억원, 2011년 1642억원, 지난해 1772억원을 거뒀다. 프리미엄 청소기를 주력으로 한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2010년 353억원, 2011년 441억원, 작년 584억원을 벌어들이며 3년 새 1.7배 상당 성장했다.
지난주 독일 명품 가전 브랜드 밀레의 공동대표가 한국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함께 한국을 찾았다. 공동 대표만이 아니라 아시아 7개 지역 법인장들과 함께 모였다. 지난달에는 독일 유명 공기청정기 벤타의 바바라 슈트라우벵거 마케팅총괄 사장이 한국을 다녀갔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대표는 “한국법인은 빌트인 가전인 B2B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올해 이 비중이 10%대까지 줄어들어도 매출은 오히려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본사에서 `양보다 질`로 가전시장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대응되는 것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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