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CEO의 과제]<2>인사가 만사다

“인사부터 다시, 그리고 제대로 해야 한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 회장 후보로 추천된 이후 KT 전·현직 임직원은 신임 회장의 첫 과제로 지연, 학연, 혈연에서 자유로운 `능력 인사`를 주문했다.

KT 전·현직 임직원은 조직 안정화와 경영 정상화를 비롯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고객과 시장의 회복 등도 제대로 된 인사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KT 사장 출신 인사는 “KT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투명하고 공정한, 분명한 원칙에 따른 인사를 해야 한다”며 “황 후보의 첫 번째 인사는 회장으로서 황 후보의 미래는 물론이고 KT의 미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주문은 지난 5년간의 학습효과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년간 기존 KT 임직원은 혁신과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된 반면에 외인부대는 영화를 누렸다.

통신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외인부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부작용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당장 통신 본연의 경쟁력은 훼손됐고, 통신과 다른 분야의 유기적 시너지 창출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기존 임직원과 외인부대 간 반목과 갈등, 위화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KT 위기는 내분에서 비롯됐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KT가 가진 역량을 50%도 발휘하지 못하는 시스템이라는 자조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제대로 된 인사는 황 후보가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다.

KT 고위 관계자는 “전임 회장 시절 낙하산 논란을 초래한 외인부대 거취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첫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회장 후보가 기존 KT 임직원이 감수하는 역차별을 해소하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전제돼야 KT 임직원의 지지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KT 임직원은 황 후보가 외부인이나 낙하산 영입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직의 화합과 활력을 위해 KT 출신의 검증된 인물을 재발탁하는 파격인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KT 임직원이 인정하는 유능한 인물은 통신시장 경험이 부족한 황 후보의 약점을 단기간에 상쇄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도 꼽혔다. 포용력 있는 CEO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짧은 시간에 임직원과 의기투합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KT 출신 발탁 인사가 궁극적으로 KT의 기본인 통신 서비스 경쟁력을 복원하는 방법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 회장 후보가 불가피하게 외부 인재를 영입할 경우에 KT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합리적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이는 황 회장 후보가 KT를 외풍으로부터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황 회장 후보는 대주주가 없는 KT 지배구조를 감안, 장기적으로 소유와 경영 분리, 견제와 균형을 실천하기 위한 이사회 구조 재편이라는 숙제도 해결해야 한다.

KT 이사회는 총 11명 이사 중 사외이사가 8명으로, 외적으로는 선진 지배구조를 갖췄지만 내적으로는 본래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년간 KT 안팎에선 전임 회장 측근 인물로 구성된 이사회를 비판과 감시 기능이 없는 말 그대로 `친위부대` `거수기` 정도로 평가했다.

황 회장 후보가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 경영진의 개입 여지를 차단하는 이사회를 구성하는 게 명실상부한 견제와 균형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