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여름철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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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 여름에 접어들어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해수욕장이 모두 개장했고, 바다를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런데 여름철 바다에는 사람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식중독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장염비브리오균(Vibrio parahaemolyticus) 역시 급격히 늘어난다.

[과학 핫이슈]여름철 장염비브리오 식중독 주의보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어패류 등의 취급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연안 해수에 존재하는 세균이다. 수산물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나라, 일본, 동남아 등에서 흔한 식중독균으로 연안해역의 바닷물, 개펄, 어패류에서 주로 검출된다. 여름에 따뜻한 바닷물에서 증식한 장염비브리오균이 어패류, 연체동물 등의 표피, 내장, 아가미 등에 부착해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감염형 식중독을 일으킨다. 조리 전에 어패류와 조리도구를 수돗물로 충분히 세척하고, 완전히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염비브리오균은 바닷물 온도가 15℃ 이상되면 증식을 시작한다. 특히 20~37℃의 온도에서 매우 빠르게 증식해 3~4시간 만에 100만배로 증가한다. 반대로 온도가 낮아지면 증식하지 못한다. 5℃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염분을 좋아하지만, 민물에서는 급격히 사멸된다. 다른 식중독균에 비해 열에 약하고, 식초나 레몬즙 등 산성에도 약하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질 때 매우 빠르게 증식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주로 식중독을 일으킨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식중독 1249건 중 장염비브리오 식중독이 차지하는 비율은 4.4%(55건)에 불과하지만, 그 중 81.8%(45건)가 7월~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장염비브리오균으로 인한 식중독은 생선회, 초밥, 조개, 오징어 등 장염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충분히 익히지 않고 섭취할 때 발생한다. 균에 오염된 도마, 칼, 행주 등 조리도구와 조리자의 손 등에 의해 조리과정에서 2차 오염된 식품을 섭취해도 감염될 수 있다.

음식 섭취 후 3~40시간 안에 심한 복통이 발생하는데, 보통 10시간 이상 지났을 때 주로 발생한다. 복통과 함께 설사, 발열, 구역질을 동반한 구토 등 급성 위장염 증세가 나타난다. 사망률은 극히 낮다.

식중독균 증식을 막기 위해 어패류는 신선한 것을 구입해 신속하게 냉장 보관하고, 절단·조리 전에는 표면을 수돗물로 충분히 세척해야 한다. 칼·도마 등 조리도구는 전처리용과 횟감용으로 구분해 사용하고, 사용한 조리도구는 70~80℃의 뜨거운 물로 세척 후 신속하게 건조해 2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어패류를 취급하는 업소에서는 수족관 물을 자주 교체하는 등 내·외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한 번 사용한 무채·천사채 등은 다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실제로 장염비브리오균이 검출되는 곳을 보면 회집 수족관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조개류 등이 많다. 오래된 수족관 물이나 유통과정이 길어진 어패류 등에서 장염비브리오균이 증식하면서 검출되는 경우다.

개인위생관리도 중요하다. 식약처는 식중독 없는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와 음식물 조리·보관에 각별한 주의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장염비브리오균으로 인한 식중독 예방수칙도 제시했다. 신선한 어패류를 구매하고 가급적 당일 소비하되, 5℃ 이하에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사용한 조리도구는 세정, 열탕 처리해 2차 오염을 방지한다. 하절기에는 최대한 어패류의 생식을 피하고 85℃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날 음식과 익힌 음식은 구분해 보관해야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조리종사자는 손 씻기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수족관 물도 자주 교체하고 내·외부를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한편 과거 조상이 사용하던 놋그릇이 비브리오균 등 유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놋그릇, 놋수저 등 방짜유기를 이용한 병원성균 억제·사멸 효과를 측정한 연구에서 실제 살균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럭, 광어 등 회로 즐겨먹는 어류를 풀어놓은 수족관에 장염비브리오균을 주입한 뒤 방짜유기를 넣고 지켜본 결과 40시간이 경과하자 어류의 아가미, 내장, 표피에서 장염비브리오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가리비, 백합 등 패류에서도 48시간 경과하자 비브리오균의 99%가 억제됐고, 시간이 더 지난 뒤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놋그릇을 사용하던 조상의 삶의 지혜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