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전기차`로 자력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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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이 ‘전기차’ 생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 회사 궈타이밍 회장이 3일(현지시각)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산시성을 중국 전기차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폭스콘 vs vs애플, 영업이익율 비교
 <자료:WSJ>
 가로는 2007년 부터 2013년까지
폭스콘 vs vs애플, 영업이익율 비교 <자료:WSJ> 가로는 2007년 부터 2013년까지

이날 폭스콘이 공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소 50억 위안(약 8300억원)이 산시성에 신규 투자된다. 종업원은 연내 10만명까지 증원된다. 이에 따라 연간 생산규모만 600억 위안급의 초대형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조성된다. 자체 브랜드화 여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했다.

폭스콘은 저가형 전기차 생산을 위해 미국 테슬라를 비롯해 이동통신 사업자인 중국연통(CUNCC)과도 협력 관계를 체결해 놓은 상태다.

폭스콘의 미국 팔로알토 공장에는 폭스콘의 전기차 부품이 이미 납품되고 있다. 중국연통을 통해서는 충전소 확충을 모색중이다. 테슬라도 지난달 중국연통과 협약을 체결, 중국 본토내 120개 도시에 400개 충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폭스콘의 타이위안공장은 이 회사의 4대 아이폰 조립라인중 하나여서, 애플 하청 물량의 상대적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외신 전망이다.

[뉴스 해설]

대만내 이동통신사업을 비롯해 휴대폰 주변기기, 의료기기, 사물인터넷 등 최근 들어 이른바 ‘탈 애플’ 전략을 구사해온 폭스콘이 야심차게 추진중인 사업이 전기차 제조다.

전체 매출의 40%를 애플 덕에 올리고 있는 폭스콘이지만, 양사간 밀월 관계는 끊긴지 오래다.

아이폰 하청 생산 시작 시점인 지난 2010년 매출은 전년 대비 53%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증가율은 1%로 폭락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폭스콘의 순이익 증가율은 13%로, 2009년 37%에서 크게 둔화됐다. 더 이상 애플만 믿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특히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양사간 실적차이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한다.

지난 2009년~2013년 사이에 폭스콘의 인건비는 두 배 이상 올랐다. 애플 입장에서도 폭스콘에 물량을 몰아주던 호시절은 끝났단 의미다. 이미 다른 대만업체로 하청을 넘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다.

때마침 중국 정부가 충전소 건립을 위해 1000억 위안 투입키로 하는 등 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역시 폭스콘과의 교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폭스콘 전기차의 전진기지가 중국 본토 ‘산시성’이란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궈타이밍 회장은 1950년 대만생. 하지만 마음속 고향은 산시성이라고 늘 밝혀왔다. 공산당 정권을 피해 1949년 대만으로 넘어 온 그의 부모가 바로 이곳 출신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