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핫이슈]봄꽃이 온다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봄이 채 오기도 전에 황사가 몰려와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봄은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화사한 봄꽃을 향한 동경이다. 무채색의 겨울을 보낸 뒤 맞이하는 형형색색의 봄꽃은 우리의 마음까지 들뜨게 한다.

올해는 반가운 봄꽃 손님을 평년보다 일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3월 후반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여 봄꽃의 개화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3월 말이면 개나리와 진달래를 시작으로 활짝 핀 봄꽃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봄 날씨도 봄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하는 4월 이후에는 따뜻할 것으로 예상돼 봄꽃놀이를 다니기에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보다 일찍 올 봄꽃 손님

기상청은 올해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3일 정도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동해안과 남해안 일부 지역은 평년과 비슷하게, 지난해보다는 3일 정도 늦을 것으로 예상된다.

봄꽃 개화가 평년보다 일러지는 것은 2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고 3월 전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후반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여서다. 2월 평균기온은 1.9℃로 평년보다 1.1℃ 높았다.

개나리는 오는 15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16일 대구·부산, 21일 포항·광주, 25일 대전·전주, 25일 강릉, 27일 서울, 4월 2일 인천 순으로 개화가 예상된다.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2일 이후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진달래는 18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19∼29일, 중부지방은 28일∼4월 4일,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지방은 4월 4일 이후 개화할 것으로 보인다.

봄꽃의 절정 시기는 개화 후 만개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서귀포는 22일 이후, 남부지방은 23일∼4월 5일께, 중부지방은 4월 1∼11일께가 유력하다. 서울에서는 4월 3∼4일께로 전망된다.

◇기온과 밀접한 봄꽃 개화시기

온대 낙엽수목의 꽃눈은 가을철 일정 온도 이하가 되면 살아있지만 생육이 정지된 ‘내생휴면상태’가 된다. 내생휴면상태를 유지하려면 일정 저온이 필요하고, 그와 반대로 내생휴면상태를 해제하고 개화하려면 고온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나리, 진달래와 같은 봄꽃의 개화 시기는 2월과 3월의 기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일조시간과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차이가 크게 나는 사례와 개화 직전의 날씨변화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개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한 개체(대표 나뭇가지에서 한 묶음의 꽃봉오리)에서 세 송이 이상 완전히 꽃이 피었을 때다.

기상청이 전망한 올해 봄꽃 개화 예상 시기는 지난 2월 1일부터 23일까지의 기온과 2월 하순부터 3월까지의 지역별 예상 기온에 토대를 두고 예측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2월은 평균기온 표준편차가 가장 커 기온변동이 가장 큰 달이다. 매년 개나리와 진달래 개화시기가 크게 변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봄 기온변화 크고 고온현상도 있을 듯

기상청에 따르면 올봄 날씨는 전반기 기온 변화가 크고 후반기 일시적 고온 현상이 예상된다. 최근 들어 봄에 이상고온이 발생하며 여름으로 급격히 넘어가는 것과 같은 현상이 올해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봄 날씨를 보면 2012년 5월에는 평균기온 및 평균 최저기온이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2013년 3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적으로 기온이 높았고 평균기온 및 평균 최고기온이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에도 3월 중순과 하순에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3월 평균기온과 평균 최고기온, 평균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또 지난해 5월 하순에는 우리나라 남쪽을 지나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쪽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낮에는 강한 일사가 더해져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다. 제주와 강릉 등의 지역에서는 여름에나 나타나는 열대야가 관측되기도 했다.

올해 봄 날씨 전망을 월별로 보면 3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겠으나 일시적인 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다소 추운 날씨를 보일 때가 있어 기온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4월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고 따뜻한 남서류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를 때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으며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전망이다.

5월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으나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류 유입과 함께 일사로 인해 일시적인 고온 현상을 보일 때도 있겠다.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점쳐진다.

봄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발생일수는 평년(5.2일)과 비슷하거나 적을 듯하다. 주요 황사발원지에서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고 고온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주변으로 남동~남서류가 주로 나타나면서 황사가 유입되기 어려운 기류조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면 일시적으로 북서풍을 타고 황사가 우리나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 주요 도시 개나리, 진달래 개화 예상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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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