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비용절감 때문에 설계와 다른 시공을 한다. 화재 등 재난재해 대응을 고려해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더라도 시공 과정에서 수정·변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난재해 발생 시 전산장애 장기화로 수백억원 손실이 우려된다.
데이터센터 건립은 설계와 시공으로 구분된다. 설계는 건축뿐 아니라 내부 하드웨어와 항온항습기, 무정전전원장치(UPS) 등 각종 설비 영역도 포함한다.
설계 기반으로 건물공사 입찰을 실시, 건축업체를 선정한다. 통상 건축업체는 데이터센터 전산설비는 하도급 계약을 맺은 정보기술(IT)업체에 맡긴다.
시공 과정에서 설계 수정과 변경이 종종 발생된다. 설계 티어(Tier) 인증을 받은 데이터센터는 상당수 있지만 시공 후 티어 인증을 받은 곳은 극소수다. 구축된 데이터센터가 설계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해 티어 인증 기준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티어는 데이터센터 내 UPS·항온항습기·제너레이터·스위츠 기어·네트워크 등 각종 설비와 시스템 구성 신뢰도를 인정하는 인증이다. 인증은 1~4단계로 구분돼 있다. 금융·통신·인터넷데이터센터(IDC)는 3단계 수준의 티어를 요구한다.
데이터센터가 시공 시 설계를 반영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이다. 시공 사업금액은 대부분 저가 발주된다. 사업자인 시공업체는 사업예산을 맞추기 위해 전산설비 설계를 대폭 변경한다. 설계 변경은 건축 영역보다 설비가 쉽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문설계 기업이 부족한 것도 원인이다. 전문기업이 부족하니 전문인력도 적다. 시공 시 데이터센터 설비부분에 참여하는 IT서비스기업 이해도 부족하다. 설비를 담당하는 IT서비스기업이 시공업자와 하도급 관계인 것도 문제다. 분리발주가 이뤄져야 한다.
해리 홍 업타임인스티튜트코리아 대표는 “시공과정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비상발전기, 냉각시스템 등 주요 장비를 축소해 도입한다”며 “재난재해 발생 시 장기간 전산장애가 발생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설계부터 데이터센터 운영 전문가가 대거 참여해야 한다. 설계사는 발주사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 시공사도 적절한 사업금액을 편성, 설계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홍 대표는 “시공 과정에서 장비업체나 시공사 관계자에게 조언을 받아 설계를 변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안한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 설계와 시공에 티어 인증을 받는 것이 일반화됐다. 미국은 주정부 차원에서 데이터센터 설계와 시공에 티어 인증 획득을 권장한다. 구글·애플·바클레이은행 등 상당수 기관과 기업 데이터센터가 티어 인증을 받았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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