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컴퓨터 등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 하반기 수출 전망이 좋지 않다. 업계는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와 수출 연계형 연구개발(R&D)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기계·철강 등 13대 주요 수출품목 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수출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업계는 최근 수출 부진이 하반기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은 신차 출시 효과에도 신흥시장과 산유국 수요 위축으로 보합세에 머물 전망이다. 석유제품·석유화학·철강·섬유·가전·디스플레이 등은 원료와 수출단가 하락 영향으로 수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컴퓨터·일반기계 품목 정도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세계 경기회복 지연, 유가 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 대외 여건이 나빠지고 있어 정부의 수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업계는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를 극복할 수 있도록 환율안정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내 조달이 어려운 OLED 제조장비 수입시 할당관세 지원을 주문했다. 가전업계는 올해 일몰 예정인 R&D 설비투자 세액공제 혜택을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R&D 차원에서는 △민관 합동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장비 대형 R&D 추진 △지능형·친환경 자동차 R&D 투자 부담 완화 △수출 맞춤형 R&D 지원 확대 등을 건의했다.
정부는 업계 건의사항을 이달 발표 예정인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에 최대한 반영할 방침이다. 회의를 주재한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업종 단체와 협력해 품목별 수출여건을 상시점검할 것”이라며 “수출기업 현장 애로와 정책 개선과제를 발굴·해결하는 비상체제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표. 하반기 품목별 수출 전망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