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통상전쟁 2라운드 돌입…WTO ITA 관세철폐기간 협상 개시

1조달러 시장을 둘러싼 정보기술(IT) 통상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한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품목별 관세철폐기간을 정하는 18차 협상이 이날(현지시각)부터 다음달 1일까지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지난 7월 무관세 품목 확정 때 우리 주력 수출품목이 빠져 효과가 반감된 만큼 철폐기간 협상에서 실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TA는 WTO 회원국 간 IT제품 무세화 협정이다. 1996년 출범해 203개 제품을 무세화했다. 80개 회원국은 이후 기술 발전과 시장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품목을 추가하는 ITA 확대 협상을 벌였다. 지난 7월 진통 끝에 전기·의료·계측기기 등을 포함한 201개 품목 추가 무세화에 합의했다. 세계 IT 제품 연간 교역량 4조달러의 4분의 1에 달하는 1조달러 시장이 추가로 자유무역지대로 들어온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서 ITA 확대협상 수혜가 크지만 품목 확정 후 아쉬움 역시 많았다. LCD·OLED·이차전지 등 주요 품목이 중국 측 반대로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탓이다.

정부로서는 관세철폐기간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협상이 시작되면 회원국마다 자국이 강점을 지닌 품목 개방은 앞당기고, 불리한 품목은 최대한 유예시키려는 물밑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ITA는 201개 품목 관세철폐기간을 △일반품목 3년 △민감품목 5년 △예외품목 7년 등 세 가지로 나눈다. 일반품목과 민감·예외품목을 놓고 회원국 간 이견이 불가피하다.

지난 품목 확정 때 가장 반발이 거셌던 중국은 관세철폐기간 협상에서도 방어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품목 절반에 해당하는 100여개를 민감 또는 예외 품목으로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우리나라는 휴대폰 카메라용 렌즈, 셋톱박스, MCO(Multi-Component IC) 반도체 등 관세철폐 일정을 앞당기는 한편 경쟁력이 취약한 의료기기 등은 관세철폐를 지연시켜야 한다. 정부는 우리 민감품목에 적절한 관세철폐기간이 마련되도록 주요국과 지속 협의할 방침이다.

ITA 회원국은 연내 관세철폐기간을 포함한 세부사항 협상을 마무리 짓고 12월 케냐 WTO 각료회의에서 협상을 최종 타결한다는 목표다. 이후 참가국이 자국 절차를 완료하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1차 관세 감축·폐지를 시작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