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칼럼]녹색 성장을 위한 차세대 신산업, 파워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모을 때다

손광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시스템반도체PD
손광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시스템반도체PD

최근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적인 에너지 및 환경정책 추진 없이 현재와 같은 에너지 소비 패턴이 지속되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해 심각한 환경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예견했다. EIA(미국 에너지정보관리기관)는 2030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이 2005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지속적인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인해 자원 고갈 위험과 함께 지구 온난화 문제가 인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력에너지 절감과 효율화 문제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효율, 저손실 파워반도체 개발과 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선진국은 고효율 차세대 파워반도체 기술 확보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이 공동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산업화 기반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여건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파워반도체는 데이터를 처리·저장하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전력안정, 전력분배, 조정 등을 수행하는 반도체다. 휴대용기기, 가전기기, 산업기기,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첨단 제품 핵심 부품을 말한다.

파워반도체 세계 시장은 올해 341억달러에서 2017년 367억달러로 연평균 5.2%씩 지속 성장 중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 증가, 하이브리드자동차·전기자동차 증가, 신재생에너지 및 고효율 기기 수요 증가로 인해 파워반도체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인피니언은 전체 파워반도체 시장 10% 이상을 점유해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 도시바, 미쓰비시 등이 그 뒤를 추격하는 형국이다. 국내는 높은 기술 진입 장벽, 원천 기술 미확보, 특허, 관련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파워반도체 소자 및 모듈 등을 90% 이상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파워반도체 산업은 대부분 선진 외국계 자본 회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자체 기업은 생산 규모 및 기술 능력 부문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국내 주요 기업은 외국계 자본회사인 페어차일드, 매그나칩과 국내 자본 회사인 KEC, 메이플 세미컨덕터, 트리노 테크놀로지, AUK 등이 대표적이며 페어차일드만 소자 생산 규모나 품질 면에서 세계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

모듈 분야는 최근까지 중소기업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됐으나 현재는 일부 대기업이 자동차용 모듈과 ESS, 신재생 에너지용으로 기술 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파워 IC 분야는 대부분 중소 팹리스 회사로 대부분 100V 이하 저전압 전력관리 칩을 생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에 미국은 버지니아 공과대학과 위스콘신대학 등 5개 대학과 인텔, GE에너지 등 68개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만들어 차세대 파워반도체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2014년에는 차세대 전력전자 연구기관을 설립해 차세대 화합물 파워반도체 분야에 5년에 걸쳐 7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일본도 화합물 파워반도체 소자를 정부 주도로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산·학·연·관이 협심해 세계 로봇 기술을 선도하며 파워반도체 IDM 기업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로봇 제품군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은 송전계통 강화(HVDC) 및 전력 자원 최적 배분에 초점을 둔 송배전용 파워반도체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 및 반도체 산업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세대 파워반도체 산업은 지식 및 기술 집약적,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이로 인해 다가올 미래에는 가전, 전력계통, 수송 및 산업 분야 등 다양한 응용 분야와 활용도가 높은 파워반도체 산업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이어 답보 상태인 국내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반도체 업계 차세대 신산업 창출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 및 국내 반도체 산업 다양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과 같이 정부 주도의 적극적이고 실직적인 지원 및 정부와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손광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시스템반도체PD kwangjune.sohn@kei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