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중소형원자로 `스마트(SMART)` 수출상품화에 속도가 붙었다. 기본 설계부터 상세설계까지 우리 자력모델로 완성시킨다. 지금까지 대형 원전 설계로 실력을 키워온 한국전력기술이 설계를 맡는다. 우리 기술로 설계된 스마트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설치·가동되면 부가가치 높은 제3국 수출상품으로 거듭난다.

한국전력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스마트(SMART) 원전 건설 전 설계(PPE) 사업 종합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에 체결된 `한-사우디 스마트 원전 건설전 상세 설계협약`에 따른 것으로 2018년 11월까지 약 30개월 동안 진행된다. 건설 전 설계(PPE)는 기본 설계와 상세설계 일부를 수행하는 설계 단계로 인허가성, 경제성 등 검증을 거친다. 그 이후 원전 상세설계와 함께 건설로 이어진다.
한전기술은 `완전피동 안전계통 적용`, `계통 및 구조물 설계 최적화를 반영한 보조기기 종합 설계`, `스마트 원전 건설 인허가 신청을 위한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 작성` 및 `주요기기에 대한 간이 기술규격서 작성` 등을 맡는다.
이로써 중소형 원전 최초 상용화를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 원자력연구원이 스마트원전 모델을 개발해냈고 이제 실제 건설에 착수하는 셈이다. 사우디 사업이 스마트원전의 첫 수출이자 실증사업이다. 사우디에 스마트원전 2개 호기가 건설되면 이를 기점으로 제3국 진출 등 원전 수출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기술은 1400㎿급 UAE원전,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이어 중소형 스마트 원전에 이르는 원전 수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 한전기술은 OPR1000과 APR1400 등 대형 원전 설계를 주도하는 등 우리나라 원전 설계기술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조직래 한전기술 원자력본부장은 “설계 사업의 성공적 수행으로 스마트 원전 경제성과 안전성을 한층 높이고 국가별 다양한 수요에 맞춘 맞춤형 원전기술을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스마트원전 상용화는 원전 수출시장에서 우리 원전 제품 포트폴리오를 하나 더 추가하는 의미가 담겼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UAE 원전 수출 이후 추가 원전 수출 성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후속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러시아와 중국의 파상 공세가 거세기도 하지만 대형 원전 공사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더 컸다. 전문가들은 여러 개도국이 원전 사업 발주 조건으로 시공사 자금조달 능력을 요구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조원에 달하는 국제 자금조달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최근엔 UAE 사업과 같은 대형 원전 수출에만 몰두하지 말고 관련 기자재 수출과 중소형 원자로 수출 등 전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원전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원전은 상용 원전의 약 14분의 1 용량(100㎿)이다.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력·해수담수화를 통한 물과 난방열도 공급할 수 있다. 대형 원전에 비해 호 당 건설비 규모가 적어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고 건설재원 조달에 유리하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 요구가 높아지면서 대규모 통합 전력망이 갖춰져 있지 않은 개도국에서 스마트원전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분산전원 형태 전력망을 구축하려는 곳에 전기와 물, 열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동 중인 설비용량 300㎿ 이하 발전소는 약 12만기 정도로 이중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30년 이상된 노후설비가 1만8400여기에 달한다. 이를 대체할 소형 발전시장 기대주가 바로 스마트원전이다.
이번 한국전력기술 설계 부문 참여는 수출전선 보강과 함께 스마트원전 가능성이 재평가 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당초 스마트원전 개발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한국전력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대형원전 수출사업 충돌을 이유로 한전은 관련 사업에서 한 발 뺐다. 해외 전시에 스마트원전 모형을 소개하는 역할에만 그쳤다.
그동안 원자력계에선 스마트원전이 힘을 받기 위해선 한전 그룹사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지난해 사우디 수출 활로가 뚫리고 상용화까지 근접하면서 한전 그룹사 재참여가 성사된 것이다.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