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헌수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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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트]이헌수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글로벌혁신센터(KIC)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성과가 있거나 우수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곳이다. `KIC 실리콘밸리`는 위치의 상징성 만큼 `세계적인 기업` 육성에 집중한다. 그러나 배부른 청년 창업가들이 `맛보기`만 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많다.

이헌수 KIC 실리콘밸리 센터장은 “정부가 기업을 키우기 위해 초기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형평성을 갖고 지원하다보니 `살찐 고양이`들이 많이 온다”며 “그런 기업은 이 곳에 와도 살아남을 수 없다. 우리가 하는 일은 국내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에서 새끼 호랑이를 잘 발굴해서 데리고 오면 중간 크기 호랑이로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선 스타트업이 하루에 100개씩 생기기도 하고 그만큼 문을 닫고 떠나기도 한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정글이기 때문에 호랑이 DNA를 가진 자가 와야 한다”며 “여기는 `간`보러 오는데가 아니다. 정말 와서 무언가를 만들어 놔야 한다. 준비된 사람만이 와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문제는 각 부처마다 흩어져 있는 `보여주기식` 지원이다. 각 부처마다 스타트업, 벤처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보니 한국에서 기업을 데리고 가 1~2주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돌아간다. 이후 피칭 데모데이를 했다고 홍보하고 끝난다.

이 센터장은 “각 부처마다 `피칭` 데모데이 안 하는 곳이 없다. 이곳에 와서 배우고 네트워크를 쌓았으면 글로벌 사업하는데 연계해 열매를 따야 하는데, 그 프로세스없이 다들 왔다가 그냥 간다”며 “경험을 쌓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씨를 뿌렸으면 사업화와 연계, 열매를 맺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KIC 실리콘밸리는 이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3단계(8개월 과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처음 2개월은 한국에서 선별돼 온 10~15개 기업을 인큐베이팅 한다. 네트워킹 방법도 알려준다.

여기서 50%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에선 시장 조사로 얼리어댑터를 발굴해야 한다. 3단계는 얼리어댑터를 진짜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 센터장은 “기업이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르는 과정”이라며 “전체 지원한 기업은 72개 중 현재 살아남은 곳은 10개”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단기 성과를 내려고 하는데, 생태계 구축에는 시간을 쏟아야 한다”며 “지금 KIC는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중이고, 이것이 완료되면 점차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너제이(미국)=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