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지워진 정보를 복구하거나 분석하는 첨단 과학기법을 주가조작 등 각종 불공정거래 조사에 도입한다. 그동안 검찰에 의뢰해왔던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금융위가 불공정거래 조사에 직접 활용하기로 했다.
2일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연내 디지털 포렌식 관련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내년부터 불공정거래 조사에 직접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재훈 자본시장조사단장은 “그동안 검찰청에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의뢰해왔는데 대기 건수가 많아 2주일가량 시간이 지체됐다”면서 “금융위가 직접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게 되면 즉시 처리가 가능해 조사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미 기획재정부에 디지털 포렌식 도입에 필요한 예산 1억2000만원을 배정받았다. 자조단 직원들도 이미 관련 교육을 마쳤다.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바로 도입해 내년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디지털 포렌식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에 남아 있는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메신저 내용 등을 수집·분석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첨단 과학수사 기법을 말한다. 고의로 삭제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신자 추적까지 가능하다.
사이버 공간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범죄는 내부자와 정보수령자 간 정보가 은밀하게 오고 가는 데다 증거 인멸이 쉬워 혐의를 입증하기가 어렵다. 자조단이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직접 활용하게 되면 이 같은 불공정거래 조사가 이전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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