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막는 지자체…고창군 태양광사업 행정소송 비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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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대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인허가를 둘러싼 사업자와 지자체 간 시비가 법정까지 번졌다. 태양광업계는 원칙 없는 지자체 `몽니`라면서도 소송 결과가 이후 다른 지역 허가에 선례로 작용될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신재생에너지를 권장하는 중앙정부와 인허가 장벽을 치고 있는 지자체 간 정책 엇박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전라북도 고창 태양광사업 주관사 동일TNS는 전북도의 발전사업 허가 불허 처분 관련 취소 소송을 냈다고 7일 밝혔다.

고창 태양광발전사업은 고창군 고전리 일대 폐염전 부지 99만㎡에 58㎿ 규모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태양광발전으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다.

동일TNS는 사업부지 임차 등 제반 사항을 완료한 뒤 지난해 10월 전북도에 발전사업 허가 신청을 냈으며 전북도로부터 당시 인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1차 답변을 받았다.

이후 전북도는 최종 허가를 수차례 미루다 올해 2월 사업을 돌연 `불허`했다. `한전의 조건부`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한전은 이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통상 한전 의견과 사업자 사업 능력만 따지는 발전사업 허가단계부터 합당한 사유 없이 제동을 걸자 지자체의 `몽니`가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다.

전북도가 인허가 결정을 늦추는 사이 고창군이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 조례를 유례없이 강화하면서 의도된 시간끌기라는 의혹도 일었다.

동일TNS는 불허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냈지만, 지난달 기각되자 행정소송까지 내기로 한 것이다. 현재 한 법무법인을 대리인으로 지정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행정소송 개시일은 행정심판 판결일로부터 90일내로 정해져있다.

태양광업계는 이번 소송 결과가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 관련 다른 지자체 인허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자체들은 최근 너도나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인허가 조례를 강화하는 추세다. 개발행위 허가 운영지침에 태양광발전 기준을 별도로 마련한 지자체는 전남 9개 시·군, 충북 2개 시·군, 충남 6개 시·군 등 총 20여곳에 이른다.

개발운영 행위 관련 운영 규정을 강화하면서 지나친 규제성 항목도 대거 포함시켰다. `도로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것`을 규정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사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독소조항이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지자체별로 기준도 천차만별이어서 사업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번 행정소송 결과는 지자체별 규제 남용에 제동을 걸거나, 더 강화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부-지자체 간 신재생에너지 발전 정책 엇박자로 사업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로 일정 규모 이상 발전사업자에 신재생 발전 의무를 지웠다. 또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결합 사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에너지신사업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사업 이행을 위해 지자체 인허가 단계로 들어가면 상황은 180도 바뀐다.

업계 관계자는 “RPS 의무가 지워진 상황에서 비교적 자연훼손이 적은 태양광사업 조차 도를 넘어선 규제와 싸워야하는 판국”이라며 “사실상 이중규제 장치기 때문에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