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35% 이상 더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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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출시 이후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한 하이브리드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보다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가격, 상품성이 뛰어난 덕분이기도 하지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판매부진도 작용했다.

좌측부터 현대자동차 친환경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제공=현대자동차)
좌측부터 현대자동차 친환경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제공=현대자동차)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고객 인도를 시작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달까지 5040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720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보다 35.5%가량 많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지난해 7월 574대 판매되며 처음으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371대)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11~12월에는 두 달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 몰이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량이 하이브리드보다 2배가량 많았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하이브리드보다 판매량이 높은 것은 실질 구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2197만~2590만원에 판매 중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판매가격은 3840만~4300만원으로 하이브리드보다 약 1800만원가량 더 비싸다. 하지만 전기차는 정부보조금 14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최대 1200만원)을 지원받으면 하이브리드차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아이오닉 일릭트릭-하이브리드 판매 실적 (제공=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릭트릭-하이브리드 판매 실적 (제공=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유지비용 면에서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보다 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이동형 충전서비스업체 파워큐브가 전기차 이용자 충전 패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는 월 평균 840㎞ 주행, 충전비용으로 1만6000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로 동일 거리를 운행할 경우 유류비용만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와 엔진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휘발유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하이브리드 간 판매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택시, 렌트카 등 법인 판매를 위한 엔트리급 전기차 'i트림'을 신설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i트림은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1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또 10년·20만km이던 배터리 보증기간을 '평생 무제한 보증'으로 강화했다.

올해 정부는 전기차 1만4000대 보급을 위해 보조금 규모를 전년 대비 77.9%가량 늘어난 2642억74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구매 대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8000대 이상 판매해 국내 전기차 시장 절반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 소형 SUV '니로' (제공=기아자동차)

전문가들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아이오닉 일렉트릭보다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격차가 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하이브리드차는 동급 전기차보다 판매량이 많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4만6525대 규모로, 전기차 시장(5296대)보다 8.8배가량 컸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더 늦게 출시한 기아차 니로 절반도 안됐고 가격이 500만~1000만원 더 비싼 쏘나타,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아이오닉 일렉트릭 상품성이 뛰어난 점과 하이브리드가 부족한 점이 함께 작용하면서 특이한 판매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보다 35% 이상 더 팔렸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